
▲CEM/MI 글로벌 DC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왼쪽 세번째부터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최연우 신업부 전력정책관, 루치아노 마르티니 ISGAN 의장 ,알리 이자디 나자파바디 블룸버그 NEF 아시아지부장, 해리 스톡만 DC Systems Founder)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부산 BEXCO에서 열리고 있는 에너지슈퍼위크에서 'DC Super Week'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직류(DC)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이번 행사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차세대 전력망 혁신을 위한 비전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제시하는 장으로 꾸려졌다.
직류는 교류(AC) 대비 약 10% 높은 효율을 갖춰 대규모 전력수요 대응 해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변압·송전이 용이한 교류(AC)가 전력망의 표준이었지만, 이제는 효율성과 신산업 수요에 최적화된 직류(DC)가 차세대 전력망 혁신의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직류는 교류보다 전송 손실이 5~15% 적어 장거리·해저 송전에 유리하며, 주파수 동기화가 필요 없어 계통 안정성이 높다. 특히 태양광, 배터리, 연료전지, 전기차 등 본래 직류 기반의 신재생·신산업과 호환성이 뛰어나 변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AI·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스마트팩토리 등 전력 다소비 신산업의 부상으로 직류망 도입 필요성이 커졌고, HVDC·전력반도체 등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 비용도 낮아졌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 등은 'DC Alliance'를 통해 국제표준화를 추진하며 '교류에서 직류로의 전환'을 글로벌 전력망 혁신의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한전은 지난 10여 년간 DC 실증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으며, 2024년에는 산·학·연·관 45개 기관과 함께 Korea DC Alliance(K-DCA)를 출범시켜 국제표준화와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첫날 열린 'DC Industry Dialogue'에서는 K-DCA의 DC 팩토리 사업 현황과 중국 DC 배전 프로젝트 사례가 공유됐으며, 유럽 Current O/S는 'DC 그린빌리지', 'DC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례를 소개했다.
같은 날 CEM16/MI10 장관회의와 연계한 Global DC 포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한전, 국제에너지기구(IEA), 스마트그리드 국제협의체(ISGAN)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그리드 현대화와 DC 솔루션의 역할을 논의했다. 블룸버그 NEF의 알리 이자디 나자파바디가 기조연설을 맡았으며, 호주 CSIRO 연구소 등도 발표에 나섰다.
둘째 날에는 'DC Tech. Deep Dive'세션에서 한전 경기본부 사옥을 세계 최초 DC 혁신기술 집약형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건물은 2028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김동철 한전 사장이 APEC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DC 비전'을 발표하고 글로벌 연대와 협력 확대를 제안할 예정이다.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은 “전력망 확충과 현대화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류 배전은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라며 “글로벌 협력과 기술 사업화를 통해 DC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앞으로 DC 배전 기술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 출력제어 완화, 신산업 창출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AI·데이터센터·산업설비 등 미래 전력수요에 최적화된 DC 인프라를 구축해 '제2의 전력망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