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SM엔터테인먼트·고려아연 CI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이 고려아연과 최대 주주 영풍 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SM엔터 주가 조작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반면, 고려아연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은 검찰이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관계자들이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중형을 구형하면서 재점화됐다.
1일 영풍은 입장문을 내고 “SM엔터 주가조작의 핵심 자금 출자자는 고려아연"이라며 최 회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이하 원아시아)의 '하바나제1호' 사모 펀드에 단독으로 1016억원을 출자했으며, 이 자금이 SM엔터 주식 대량 매집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영풍에 따르면 2023년 2월 카카오 측의 SM 주식 매입 요청 직후 해당 펀드는 이례적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통상 2주 이상 걸리는 절차를 단 하루 만에 마무리하고 출자 요청 기간을 1영업일로 축소했으며, 수익 배분 구조를 운용사인 원아시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바꿨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정관 변경 바로 다음 날인 2월 15일부터 자금 출자를 시작했고, 이틀간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집하는 데 자금이 쓰였다.
특히 영풍은 해당 펀드가 고려아연이 99.82%를 출자한 사실상의 단독 펀드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최윤범 회장이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와 중학교 동창으로 개인적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근거로 “펀드의 정관 변경과 자금 집행이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 회장의 사전 인지 또는 승인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아가 재판 과정에서 카카오엔터 측 투자 임원이 “2023년 3월 최 회장이 김범수 의장에게 '배재현 투자 책임이 아주 훌륭한 일을 해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축하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점을 들어 양측의 공모 의혹까지 제기하며 검찰의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 입장문을 내고 영풍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고려아연은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회사 여유 자금을 펀드에 투자한 정상적이고 적법한 사안"이라며 “왜곡된 주장·의혹과 일절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투자가 관련 법령과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됐으며 시세 조종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돼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갑자기 사건과 관련 없는 회사와 인물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는 영풍 측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고려아연은 유휴 자금을 펀드에 출자하는 것은 재계에서 보편적인 자금 운용 방식이고 해당 투자를 통해 재무적 목적에 부합하는 수익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펀드 출자자(LP)로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집행은 펀드 위탁운용사(GP)가 주도하는 것이고 SM엔터 주식의 구체적인 매수·매각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을 받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한미 양국 공급망 협력의 중추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시점에 기업의 정상적 투자활동을 대상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반복 제기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필요한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