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민선8기 백영현 포천시장은 취임 이후 '행정도시를 넘어 문화와 교육 중심지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품격 있는 인문도시 구현에 집중해 왔다.
이런 비전은 그저 구두선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제도와 사업을 통해 현실로 옮겨졌다. 특히 포천 특성을 반영한 인문도시 정책은 포도알처럼 알알이 빛을 발하며 전국 지자체가 주목하는 선도 모델로 떠올랐다.
◆ 교육부 주관 인문도시 선정… 포천시민, 인문도시 조례 발의

▲백영현 포천시장. 제공=포천시
2024년 포천시는 경기북부 지자체로는 최초로 교육부 주관 인문도시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대진대학교와 협력해 '경기북부 첫 인문도시, 주상절리 포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석해 '지역 특성과 인문교육 융합'이란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천은 자연-역사-시민참여를 하나의 인문 브랜드로 묶어낸 독창성이 돋보인다"며 “지속적인 성과를 통해 포천이 경기북부 인문도시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포천시민은 2023년 '포천시 인문도시 조성 조례'를 발의했고 포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포천시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이다. 포천시 인문도시 정책은 이를 통해 시장이 누가 되든 중단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포천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인문도시 추진위원회'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살기 좋은 인문도시를 만드는 데 시민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새로운 일상, 참여와 학습… 일상 속 인문학 시민 삶 변화

▲인문도시 포천- 인문도시 조성 조례 주민발안 추진위원회 서명부 전달. 제공=포천시
실제로 인문도시 정책은 시민 삶 깊숙이 파고들며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을회관-경로당 등이 학습터로 바뀌면서 '참여와 학습'은 이제 포천시민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포천시는 '평생학습마을'을 통해 마을 단위 학습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마을 경로당으로 직접 찾아가는 교육인 '은빛아카데미'는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두 사업은 지역 공동체 결속력과 자생력을 강화하는 든든한 토대가 됐다.
특히 명사 초청 강연인 '포천 인문아카데미'는 도시브랜드를 알리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누적 5040여명이 참여했으며, 작년 자체 설문조사에서 99.7%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한 시민은 “TV에서만 보던 명강사들을 고향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인문도시 정책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를 전했다.
올해는 포천 특성을 반영한 '찾아가는 인문살롱'이 주목받고 있다. 포천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집 근처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직장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 전국 최초 '평생교육 직류' 신설… 평생학습 기획특구 추진

▲인문도시 포천- 오은 시인과 만남. 제공=포천시
올해 포천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평생교육 직류를 신설해 공무원 채용-임용 분야에 '평생교육'이란 새로운 영역을 공식화했다.
과거 일반행정 공무원이 순환보직 형태로 업무를 맡아 전문성과 사업 연속성이 부족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포천시는 '전문인력 선발→정책 안정성→시민 체감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포천시는 인문도시 정책을 도시 미래 경쟁력으로 확장하고자 '평생학습 기획특구' 조성을 추진한다.
이는 특정 지역을 학습 혁신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적용하고 확산하는 제도적 장치다.
포천시는 이 특구에 평생학습마을, 은빛아카데미, 신중년 인생대학 등 기존 성과 높은 사업을 집약해 '학습→일자리→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촌의 폐교나 유휴공간을 학습-문화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문-평생학습을 지역 혁신전략으로 확장하려는 포천시 비전이 담겨있다.
◆ 평생교육 예산 2.4배 증가… 인문도시 인프라 구축 시급

▲인문도시 포천- 이동면 은빛아카데미 수료식. 제공=포천시
2022년 이후 포천시 평생교육 예산은 63억원에서 154억원으로 2.4배 늘어났다. 참여자 수는 1만명에서 4만명으로 3.6배나 증가했고, 프로그램 수도 17개에서 59개로 3.5배 확대되면서 평생교육은 이제 포천시민 모두가 누리는 기본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 대상 '은빛아카데미'는 참여자가 5.8배나 증가하고 '평생학습센터 인문학당'은 6.8배 성장해 지역 곳곳을 지식과 교양 거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장애인 맞춤 프로그램도 3배가량 확대돼 포용과 형평성 가치를 실천하는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높였다.
이런 변화는 지역 민주주의 성숙과 사회적 신뢰로 이어졌다. 특히 인구 유입 및 정주율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식 생태계 구축을 촉진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인문도시 정책 추진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청소년, 노년층, 직장인, 이주민, 장애인 등 모든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포천시는 포천과 소흘권역에 평생학습관을 개관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문도시 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