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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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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의 투매”…비트코인 시세 급락 섬뜩한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05 16:01
비트코인 한때 10만달러 붕괴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한때 10만달러 밑으로 하락한 가운데 올 여름부터 이어진 횡보세가 고래(대규모 가상자산 보유자) 투자자들의 매도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의 수요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시장은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7.4% 하락한 9만6794달러까지 밀렸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불과 한 달 만에 전고점(12만6000달러) 대비 20% 이상 폭락해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비트코인은 5일 들어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여전히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한국시간 오후 3시 5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45% 하락한 1만2070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7일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5.17% 급락한 3330달러를 기록 중이고 리플(-1.20%), 바이낸스(-0.66%), 솔라나(-0.51%), 카르다노(-0.98%)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하락세다.


이번 하락은 지난달 폭락을 이끌었던 대규모 청산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선물시장의 강제 청산이 아닌, 고래 투자자들의 꾸준한 현물 매도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들의 현물 매도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약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지난달 10일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 청산(190억달러·약 27조5000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K33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총괄은 “지난 한 달 동안 약 31만9000개의 비트코인이 이동됐는데 대부분은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보유됐떤 코인들"이라며 “이는 7월 중순부터 상당한 차익 실현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이동은 내부 지갑 간 전송에서 비롯됐지만 상당 부분은 실제 매도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10x 리서치의 마커스 틸리엔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한 달 동안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이 4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해 시장에서 450억달러(약 65조1600억원)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기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투매와 신규 매수자들의 불균형이 투자 심리와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틸리엔 CEO는 또 “비트코인 1000개~1만개를 보유한 고래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매도에 나섰다"며 “올 여름 비트코인 시세가 횡보했던 이유는 기관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받아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달 10일 폭락 이후 수요가 사라졌고, 고래 투자자들이 더 이상 매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래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2021~2022년 약세장 당시에도 고래 투자자들은 약 1년 동안 10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매도한 바 있다.


틸리엔 CEO는 또 향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과 관련해 최대 8만50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11월 말 만기 기준, 행사가 8만달러로 설정된 풋옵션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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