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기후에너지부 기자
정부가 지난 5일 울산·포항·서산의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보류하자 지역 반발이 거세다.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집단에너지가 특구 신청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정치권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집단에너지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구조로, 일반 석탄·LNG 발전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도 상대적으로 적다. 화력발전 가운데서도 퇴출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발전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보류된 지역에서는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자는 분산에너지 개념 아래, 저렴한 전기요금 공급을 통해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 했던 만큼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분산에너지특구 선정을 에너지전환의 한 축으로 삼으려고 한 듯 하다. 에너지전환은 겉으로는 화력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이지만, 실제로는 부의 재분배 구조까지 함께 바꾸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예컨대 기존 화력이 지역 경제를 떠받쳐 왔듯, 태양광이 새로운 지역 경제의 축으로 편입되고 있다. 태양광은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하는 특성이 있다. 해안 도시 지역에 집중됐던 발전설비가 농촌과 산지로 분산되면서, 그동안 발전설비가 많지 않았던 내륙에도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이 들어서고 있다. 에너지전환은 일부 지역에 편중됐던 부를 분배하는 과정도 포함해, 누군가는 부를 얻고 누군가는 잃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태양광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수단인 '햇빛연금'은 마치 무한한 햇빛 속에서 얻어지는 자원처럼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다른 발전원처럼 발전단가에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전기요금이 재원이다. 결국 햇빛연금도 국민 전체가 부담한 비용을 특정 지역으로 재분배하는, 일종의 지역 기본소득 구조에 가깝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명제로 정치적 변화와 갈등을 덮을 수 있다고 본다면 오산이다. 장기적으로 화력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어떤 전원을 어떤 속도로 줄일지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더 정교하게 정해야 한다.
정부는 2040년 석탄발전 대규모 폐지를 예고해둔 상황이라 이번 특구 논란보다 훨씬 큰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 한정된 정치적 자원을 고려할 때 석탄이 아닌 집단에너지까지 전선을 넓혀 갈등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또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연말 재심의에서 집단에너지의 포함 여부가 다시 논의되겠지만, 명확한 설명 없이 최종 탈락이 결정될 경우 논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라는 대의가 갈등을 덮는 명분이 되는 순간, 에너지전환은 정치적 신뢰를 잃을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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