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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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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경북관광공사, ‘관광보다 부동산’… 길 잃은 공공기관의 본령(1)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3 08:49

관광 진흥은 뒷전, 부동산·골프장에 매달린 공사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사, 본연의 역할은 실종


'관광 진흥기관'인가, '시설관리회사'인가-경북문화관광공사의 정체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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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북문화관광공사 전경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경북 관광 진흥'을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기관이 최근 몇 년간 관광정책보다 수익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경북문화관광공사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 점검한다.1회차에는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 경북문화관광공사를 해부한다<편집자주>


글싣는순서


1:'관광보다 부동산'… 길 잃은 공공기관의 본령




2:'투명성 실종'… 경북투어패스의 그림자


3:'비전 실종과 경영 무능'… 경북관광, 누가 책임지나



“관광보다 시설·부동산 비중 확대" 지역사회 문제 제기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문화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최근 몇 년간 관광사업보다 시설관리·부동산 관련 사업 비중이 커졌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와 도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내 부지 매각, 상가 분양, 골프장 운영 등 수익사업이 확대되면서 “공사가 관광 진흥이라는 설립 목적에 비해 수익 중심 사업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공사 홈페이지의 사업 분류 체계에서도 문화콘텐츠·관광상품 기획보다 시설관리 관련 항목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는 일부 관계자의 문제 제기로, 공사 전체 사업비 구성이나 정책 방향을 단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병행된다.


공사의 설립 목적은 '경북 문화·관광의 진흥과 지역경제 활성화'이며, 지역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수익사업과 목적사업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제는 여전… “수익·적자 구조 혼재"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수익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감사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운영·호텔 위탁 등에서 발생한 수익 상당 부분이 운영비·인건비 등 필수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관광 프로그램·축제·콘텐츠 개발 등 목적사업은 도비·국비 의존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감사에서는 보문단지 상가 매각 및 수익 배분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질의가 있었다.


이는 공식 감사 기록에 근거한 것으로, 공사 측은 “관련 절차는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일부 도민단체는 “공공기관의 수익사업과 관광 활성화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골프장 운영… “관광 유치 효과 재평가 필요"


공사가 운영하는 골프장 사업 역시 반복적으로 논의되는 쟁점으로 꼽힌다.


공사는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관광 유치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에 대해서는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기된다.


일부 감사 과정에서는 할인율·예약 우선권 부여 등 운영기준과 관련해 개선 필요성이 언급된 바 있으나, 불법·위반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공사도 “현행 규정에 따르고 있으며 필요한 보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 방문 비중은 인근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낮게 나타났으며,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시설 위주 사업보다 외국인 대상 콘텐츠 강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업계 “관광 플랫폼 기관 역할 강화해야"


경북대 관광학과의 한 교수는 “공공기관이 일정 수준의 수익사업을 병행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목적사업과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지역 관광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현장 기반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도 “공사가 지역 관광산업의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시설 중심 사업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연계상품 개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 “자체 재원 확보 불가피… 투명성 강화·관광 기능 확대할 것"


공사 관계자는 “일부 수익사업은 도민 세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수익이 다시 관광 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문단지 상가 매각과 골프장 운영은 단기 수익보다 노후시설 개선과 관광 기반 확충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는 시설 운영 기관을 넘어 '경북 관광 플랫폼 기관'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콘텐츠 개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본연의 역할 강화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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