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확장재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첫 예산사령탑으로 '건전재정론자' 이혜훈 전 의원을 선택했다. 예산 편성 권한을 둘러싼 정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재정경제부와의 힘겨루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새 정부 재정 운용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다 문재인 정부의 정권재창출 기회를 '삭제'해버렸다는 평가를 받는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의 전철을 밟을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 후보자는 지난 29일 첫 출근길에서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 퍼펙트스톰 상태에 있다"며 “고물가·고환율의 이중고 속에서 국민의 생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민생과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며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대표적 재정건전론자로 꼽힌다. 특히 나랏빚을 늘려 예산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200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의 장기 불황 원인으로 실패한 재정정책을 지목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막대한 재정지출이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 개혁을 뒤로 미루게 하는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재정 코드'를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확장재정론을 주창하는 이 대통령과도 대척점에서 맞선 일이 잦아서다.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3월 방송에서 “재난기본소득은 헛돈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며 '소비 승수 효과'를 언급하자 “반쪽짜리 얘기"라고 일축했다. 대선 공약이던 '25만원 민생지원금' 정책을 두고 “포퓰리즘의 대표적 행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 완화 행보 속에서 이 후보자가 강경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과거 SOC 사업 타당성 평가 시 중장기 재정전망을 핵심 기준으로 삼아온 인물로, 불필요한 사업과 재정 누수를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예타 대상 총사업비·국비 기준을 각각 현행 500억·300억원에서 1000억·500억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자가 확장재정 기조 속에서도 예산 총량 관리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현행 바텀업 방식의 예산 편성 관행을 바로잡고, 분야별 총액을 먼저 정한 뒤 세부사업을 배분하는 탑다운 방식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총지출 규모는 국민적 합의로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효율적 배분은 장관의 전문성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현 정부와 재정 철학이 다른 만큼 예산 총량을 임의로 결정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복지·SOC 등 분야별 총액을 먼저 확정하지 않으면 특정 지역 사업이 누적돼 전체 지출이 불어나는 구조가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기존 기획재정부를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로 분리한다. 기획예산처는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로 흡수된 이후 18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재부의 '예산 갑질'을 차단한다는 명분 아래 기획처 분리를 추진했다. 기존 조직은 구윤철 부총리가 총괄하는 재정경제부가 되고, 현재 기재부 내 예산실과 미래전략국, 재정정책국, 재정관리국이 기획예산처로 이관된다. 핵심 역할은 '국가 예산 편성'이다. 다음 달 2일 공식 출범한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와 '힘겨루기' 양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예산 배분 권한이 이동하면서 두 부처 간 미묘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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