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준공된 제주 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국내 최대인 100MW급 규모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3월 26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법)'의 시행을 앞두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4일 공청회를 열고 하위 법령안(시행령안·시행규칙안)을 공개했다. 하위법령안에는 해상풍력법(지난해 제정)에서 위임한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이 담겼다.
해상풍력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입지 발굴부터 인허가까지 직접 챙기는 이 법이 시행되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사업이 진행될 것인지를 법률과 이날 공개된 하위 법령안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1. 거버넌스 구축: 총리 소속 '해상풍력위원회' 컨트롤타워
사업의 모든 중요 결정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해상풍력발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이 위원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 장관을 포함해 25명 이내의 부처 장관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되고, 예비·발전지구 지정 및 사업자 선정 등 핵심 사안을 다룬다.
실무적인 사항이나 경미한 설계 변경 등은 기후부 차관이 주재하는 '실무위원회'에 위임해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높일 방침이다.
해상풍력위원회 등이 원활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후부 내에 해상풍력 발전 추진단 등의 전담기관도 설치·운영된다.
2. 입지 발굴: '입지정보망' 가동과 '예비지구' 지정
정부는 가장 먼저 풍황(바람의 상황), 어업 활동, 해양 환경, 해상 교통, 군사 작전 정보 등이 집약된 '해상풍력 입지 정보망'을 공동으로 구축한다.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조사한 자료(해저 지반 조사 자료, 국가유산 영향 진단 조사 자료 등)도 국가에 귀속돼 입지 정보로 활용된다.
기후부나 해양수산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해상풍력발전 예비지구'로 지정한다. 이 때 해상풍력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발굴한 지역도 지정 신청이 가능하도록 관련 절차를 시행령안에 반영했다.
법과 시행령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은 풍황이 적합하고, 어업활동이나 해상교통 안전, 군사작전, 해양환경과 생태계 등에 영향이 적은 지역을 말한다.
3. 설계 및 수용성: '기본설계' 수립과 '민관협의회'의 역할
예비지구가 지정되면 기후부는 단지 배치, 용량, 전력 계통 연계 방안을 담은 '기본설계안'을 수립하게 된다. 이때 기후부는 해양·환경적 영향 조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게 되며, 해수부와 협의를 거쳐 설계를 확정한다.
주민 수용성을 위해 지자체장은 어업인과 주민이 50% 이상, 공익 위원이 20% 이상 참여하는 지역민 중심의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10~25명으로 구성되는 협의회는 기본설계안과 이익 공유 방안을 논의하게 되는데, 신속한 진행을 위해 협의 기간을 최대 1년 6개월로 설정했다.
4. 지구 확정 및 입찰: '발전지구' 지정과 '풍력사업자' 선정
민관협의회에서 수용성이 확보되면 위원회 심의를 통해 '발전지구'가 최종 지정된다. 특히 1기가와트(GW)를 초과하는 대규모 발전지구는 송전사업자가 접속 설비를 우선 건설해 계통 연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비용은 발전사업자로부터 회수하게 된다.
발전사업자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된다. 하위 법령안에 따르면 입찰 시 발전 단가뿐만 아니라 재무 건전성, 자금조달 능력, 주민 수용성 확보 계획, 산업 기여도, 사업비 적정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선정된 사업자는 정부가 사전에 투자한 비용(기본설계, 민관협의회 지원 등)을 납부해야 한다.
▲지난달 15일 준공된 제주 한림해상풍력. (사진=연합뉴스)
5. 최종 승인과 공사: '실시계획' 승인 및 '인허가 의제'
선정된 사업자는 상세한 '실시계획'을 만들어 환경성 평가서 등을 기후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시계획에는 발전구역의 위치와 면적, 사업기간, 자금조달 계획, 민관협의회 결과 이행, 손실 보상 등이 포함된다.
이 과정의 핵심은 '환경영향평가 특례' 조항이다. 사업자는 기후부가 기본설계 당시 실시한 해양·환경 영향조사를 적용하게 되는데, 정부의 사전 조사와 달라진 사항이나 정부 조사에서 누락된 부분에 대해서만 환경성 평가를 실시하면 된다.
시행령안에서는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의 신속한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전기사업 허가, 공유수면 허가 등 28개의 인허가를 한 번에 받은 것으로 간주(의제 처리)된다. 이후 착공 신고를 거쳐 공사를 시작하고, 준공 후에는 기후부의 준공 인가를 받음으로써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6. 하위 법령안에 제기되는 문제점
이처럼 체계적인 절차에도 불구하고 하위 법령안의 특정 대목은 환경단체 등에서 우려를 제기한다.
우선 환경 검증의 부실화 우려다. 실시계획 단계에서 '누락이나 변경된 사항만' 평가하도록 한 특례는 실제 터빈 위치나 시공 방식이 결정된 후의 정밀한 환경 영향을 놓칠 위험이 있다. '누락'이나 '변경'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논란이 벌어진다면 오히려 사업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자기 면제' 논란도 있다. 기후부가 입지를 정하고 기본설계를 하며 스스로 환경 조사를 주관하는 구조는 정책 추진자가 규제자 역할, 즉 선수가 심판까지 겸하는 꼴이 돼 환경성 검토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업무와 규제 업무가 한 부처에 있어 각기 다른 부처에 있을 때보다는 소통이 잘 될 수 있지만, 기후부 장관이 개발과 규제 가운데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독일 등 해외 주요국에서도 정부 주도 계획입지를 결정하지만, 사업 단계의 환경영향평가 수준 자체를 제도적으로 경감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환경연구원(KEI) 조공장 박사는 “일반적인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 입지가 결정된 다음에 진행되는 데 비해 해상풍력법에서는 발전단지 입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두 차례 환경 조사를 미리 진행하는 것"이라며 “특례가 있더라도 환경영향평가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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