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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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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만 마리 겨울철새, 고양장항습지 도래… 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16 14:30
고양특례시 람사르 고양장항습지 전경

▲고양특례시 람사르 고양장항습지 전경. 제공=고양특례시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겨울이면 약 3만 마리 철새가 찾는 고양장항습지에 새로운 생태 보전 모델이 착근하고 있다. 고양특례시가 '드론 활용 철새 먹이주기'를 통해 시민참여와 자원순환이 결합된 도시형 생태 보전 사례로 발전시키고 있어서다.


장항습지는 이제 보존 대상을 넘어 도시와 공존하는 생태 관리 모델로 국제사회에 화두를 던졌다. 2021년 국내 24번째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장항습지는 도심과 인접한 수도권 최대 철새 도래지다.


이곳에는 재두루미, 개리,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 33종과 천연기념물 24종, 해양보호생물 5종이 확인됐으며, 2019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되며 철새 기착지로써 국제적 생태 가치가 인정됐다.




◆ 말똥게 동면하고 재두루미 머물다, 겨울 생태계

무논(물고인 논)에서 먹이 찾는 재두루미

▲무논(물고인 논)에서 먹이 찾는 재두루미. 제공=고양특례시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재두루미 가족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재두루미 가족. 제공=고양특례시

겨울이 오면 장항습지는 분주해진다. 한강 하구 논습지와 갯벌, 버드나무 숲에 수만 마리 철새가 내려앉아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는 잿빛 몸에 붉은 눈가를 지닌 장항습지를 대표하는 겨울 손님이다. 갯벌의 갯지렁이와 물고기, 논의 곡물과 식물 뿌리를 먹고 무논에서 무리를 지어 잠자며 장항습지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


개리는 장항습지를 중간 기착지로 삼는 겨울철새로 장항습지의 안정된 먹이 환경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큰기러기-큰고니 등 대형 조류가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


오랜 기간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유지되며 자연성이 잘 보존된 공간인 장항습지는 너구리, 삵, 고라니, 멧밭쥐 등 다양한 포유류도 서식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특색있는 기수역 환경은 생물다양성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고양장항습지에서 겨우살이 하는 재두루미와 기러기

▲고양장항습지에서 겨우살이 하는 재두루미와 기러기. 제공=고양특례시

여름철 습지 바닥을 누비던 말똥게는 겨울이면 굴속으로 들어가 활동을 멈춘다. 그러나 말똥게가 남긴 굴과 토양 구조, 영양분은 버드나무 숲의 생장을 돕는다. 이렇게 형성된 숲은 다시 철새와 야생동물 은신처가 된다.


장항습지 생태계는 계절을 넘어 이어지는 상호작용 속에서 유지된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 고양시는 철새 먹이 주기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섭식 환경과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정교한 서식지 관리 전략에 집중한다.


◆ 드론 활용 철새 먹이터… 자원순환 생태보전 모델

고양장항습지 최상위 포식자 삵

▲고양장항습지 최상위 포식자 삵. 제공=고양특례시

고양장항습지에 살고 있는 너구리

▲고양장항습지에 살고 있는 너구리. 제공=고양특례시

고양장항습지 말똥게와 버드나무

▲고양장항습지 말똥게와 버드나무. 제공=고양특례시

고양시는 지난달 6일부터 드론을 활용해 회당 약 2.5톤의 볍씨 등 곡물을 장항습지에 살포하며 2025-2026년 겨울철새 보호에 돌입했다. 올해 3월까지 총 25회, 약 64톤 먹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2023년 전국 최초로 드론 급식을 시범 도입한 뒤 작년 정식 사업으로 전환하고 한 해 동안 25회, 약 23톤의 먹이를 공급했다. 이후 조류인플루엔자(AI)는 '0건'을 기록했다. 특히 서식지 훼손 및 위험지역 접근 감소와 탄소배출 저감 등 복합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매회 자원봉사자 8~10명과 드론 자격증을 보유한 농민-공무원 등 2~3명이 현장에 투입되고, 사전 안전-생태 교육과 소독 절차를 통해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농사 비수기 농민의 유휴 드론과 고양시농업기술센터 장비를 활용해 비용도 절감했다.


자원봉사단 드론 활용 철새 먹이 주기 활동

▲자원봉사단 드론 활용 철새 먹이 주기 활동. 제공=고양특례시

자원봉사단 먹이 살포를 위해 드론에 볍씨와 곡물 탑재 출처=고양특례시 블로그

▲자원봉사단 먹이 살포를 위해 드론에 볍씨와 곡물 탑재 출처=고양특례시 블로그

또한 고양시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으로 장항습지 내 농민과 계약해 확보한 볍씨 23톤과 인천본부세관 압수 곡물 31톤, 기업 ESG 기부 자원 8톤, 민간 어민이 제공하는 생태계 교란-무용 어종 등 폐기 자원을 철새 먹이로 전환할 계획이다. 장항습지 보전 활동은 보호를 넘어 자원순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 국제사회 주목, 드론-시민-자원순환 결합 관리 모델

인천본부세관 압수 곡물 31톤 고양특례시에 기증

▲인천본부세관 압수 곡물 31톤 고양특례시에 기증. 제공=고양특례시

고양시는 작년 7월 짐바브웨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공식 초청돼 드론 급식, 시민참여, 자원순환을 결합한 장항습지 관리 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9월에는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주관한 '2025년 제2차 람사르 국가습지인벤토리 국제워크숍'의 현장 학습지로 장항습지가 선정돼 국제사회 이목을 다시 한번 끌었다. 국립생태원과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OSD)가 협력한 교육과정으로, 람사르사무국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 10개국에서 선발된 교육생 30여명이 장항습지 보전 활동과 조사-모니터링 체계를 직접 체험했다.


2025년 7월 열린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15) 습지 보전 우수도시로 고양특례시 초청

▲2025년 7월 열린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15) 습지 보전 우수도시로 고양특례시 초청. 제공=고양특례시

2025년 제2차 람사르 국가습지인벤토리 국제워크숍 현장

▲2025년 제2차 람사르 국가습지인벤토리 국제워크숍 현장. 제공=고양특례시

이처럼 고양시는 장항습지를 통해 기술과 시민과 자연이 연결되는 새로운 도시형 생태 보전 모델을 현장에서 실증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정밀 관리, 시민참여와 자원순환을 결합한 장항습지 관리 노력은 멸종위기종 보호는 물론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관리 방향을 모색하는 사례로 손꼽힌다.


한지민 환경정책과 팀장은 16일 “장항습지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생태도시 모델을 지속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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