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거리는데도 출전'…현장 증언으로 드러난 학대 의혹
동물보호법 예외 된 소싸움, 관리 공백 키웠다
정부 첫 실태조사 착수…전환점 될 수 있을까
▲청도공영공사 소싸움장에서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
청도의 소싸움은 오랜 시간 '전통 민속경기'라는 이름으로 유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 약물 투여, 부상 싸움소 출전 등 동물 학대 의혹이 잇따르며 제도 존립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상 처음으로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본지는 청도 소싸움을 둘러싼 실태와 구조적 문제, 제도 개선과 폐지 논의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전통의 이름 아래 드러난 학대 의혹
2:공영 운영의 민낯, 관리·감독은 어디에
3:존치냐 폐지냐…청도 소싸움의 갈림길
◇ “절뚝거리는데도 출전"…현장에서 제기된 학대 의혹
청도=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다리가 제대로 디디지지 않는데도 경기에 내보냈습니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요."
최근 청도 소싸움 현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언들은 충격적이다.
부상을 입은 싸움소가 약물을 투여받은 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혹이 잇따르자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청도 소싸움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싸움소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사 대상에는 싸움소 등록 정보 전수 조사와 함께, 부상 여부 판단과 경기 출전 결정 과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복지단체들은 “경기 중 사망만 없을 뿐, 반복적인 부상과 고통을 전제로 한 구조적 학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싸움 과정에서 발생하는 타박상, 관절 손상, 내출혈 등은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누적된 고통이라는 것이다.
◇법의 사각지대…동물보호법 적용 제외된 소싸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근본 원인으로는 법적 구조가 지목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공연·오락·유흥 등을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명백한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는 소싸움은 이 규정의 예외로 인정돼 왔다.
다시 말해, 소싸움에서 발생하는 부상과 고통은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예외 규정은 관리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물 사용 여부나 싸움소의 건강 상태를 체계적으로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고, 경기 적합성 판단 역시 내부 기준에 의존해 왔다는 것이다.
녹색당 대구시당은 최근 성명을 통해 “상당수 싸움소가 부상을 입은 채 진통제 등 약물을 맞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며 “전통이라는 이유로 동물 학대를 묵인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첫 정부 실태조사…전환점 될 수 있을까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싸움소 등록 관리 실태 △비문(코 무늬) 채취 시스템 도입 △싸움소 복지 증진을 위한 외부 전문가 위원회 운영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소싸움 운영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의 운영 실태 조사도 병행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약물 과다 주입이나 부상 싸움소 출전 등 동물 학대 행위가 확인될 경우 동물보호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일회성 점검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관리 강화만으로는 논란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청도 소싸움은 지금 '전통 보존'과 '동물복지'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 서 있다.
이번 정부 실태조사가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형식적 점검에 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진영의 아파토피아]“초품아 뭐길래”…학교에 울고 웃는 대한민국 아파트](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6.16672f06c052445bb7999fa094d4ea8a_T1.jpg)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세계 전력의 새로운 중심축](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205.6ef92c1306fb49738615422a4d12f217_T1.jpg)
![[EE칼럼] 석유 생산 원가에 대한 오해와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http://www.ekn.kr/mnt/webdata/content/202601/40_news-p.v1_.20240311_.b55759f13cc44d23b6b3d1c766bfa367_p3_.jpg)
![[신연수 칼럼] AI시대, 기대와 두려움](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3.47caa33dc5484fe5b7e3fab7e905ad16_T1.jpg)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돈 독트린’에 이어 ‘돈로 독트린’](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312.7d2f1a622c4f4773be91ae901b8be57a_T1.jpg)
![[데스크 칼럼] 쿠팡 길들이기, 규제보단 경쟁 강화로](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8.8036697f3b2544f299a9ef5d3817f63c_T1.jpg)
![[기자의 눈] 새만금 논쟁 핵심은 ‘이전’이 아니라 ‘해결 능력’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4.b0cedd7965844c12ae3a1c5aaff2d5a3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