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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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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이사회] 장기 리더십과 주주견제 실험…JB금융의 명과 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02 16:50

김기홍 회장 현 금융지주 회장 최장기 재임
내규 수정하며 3연임 길…셀프 개정 비판

2024년 주주 제안 사외이사 첫 도입
3월 사외이사 9명 중 6명 임기 끝 교체 바람
소비자보호 공백, 단독 사내이사 등 과제

금융당국이 지방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금융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을 계기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손질이 본격화되면서, 지방금융은 이사회 운영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지방금융의 이사회 운영을 둘러싼 쟁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는 김기홍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며 9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장기 재임 기록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의 질적 성장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임기 중 내규를 수정해 추가 연임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JB금융이 2024년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도입한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당시 JB금융과 주주 간 표 대결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흐름 속에 이사회 유연성을 확보한 사례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 2019년 취임…석연치 않은 내규 수정, 당국 움직임 부담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2019년 3월 취임 후 2022년과 2025년에 연이어 연임했다. 3연임에 따라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김 회장 재임 기간 JB금융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JB금융 당기순이익은 취임 직전인 2018년 2415억원에서 2024년 6775억원으로 6년 동안 181% 증가했다.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업계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연임을 앞두고 김 회장에 유리한 내규 개정이 이뤄지며 특정인 밀어주기 논란이 일었다는 점이다. JB금융은 2023년 12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사내이사 연령 제한 규정을 완화하며 김 회장의 3연임을 열어줬다는 비판이 커졌다. 당초 사내이사 재임 연령은 만 70세 미만으로,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임기를 제한했다. 개정안에서는 사내이사 선임·재선임 시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수정했다. 김 회장은 1957년 1월생으로 2025년 3월 3연임 당시 만 68세였다. 기존 규정을 적용하면 2027년 정기주주총회일에 퇴임을 해야 하지만 내규 수정을 통해 3년의 임기를 온전히 보장받게 됐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이를 두고 '셀프 개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과 이를 지지하는 '이너서클'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만큼 JB금융의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백종일 전 JB금융 부회장은 지난달 초 취임 9일 만에 돌연 사임했다. JB금융의 부회장직은 2022년 후 3년 만에 부활했는데 회장 측근 중심의 2인자 체제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외부 시선을 의식한 결정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회장이 오랜 기간 재임하며 이사회 구성원 모두 김 회장 취임 후 선임된 사람이란 점도 부담이다. 장기간 호흡을 맞춰오며 견제보다는 참호 구축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 제안 사외이사 3명 입성…추가 확대 가능성은

이 가운데 JB금융은 2024년 금융지주 처음으로 주주 제안 사외이사를 수용하며 이사회의 변화를 맞이했다. 2024년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희승, 김기석 사외이사와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사외이사가 JB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당시에는 JB금융과 주주 측 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배구조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희승, 김기석, 이명상 사외이사는 모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사외이사 9명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돼 대규모 교체 가능성이 열려 있다. 주주 제안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해 김우진, 박종일, 이성엽 사외이사가 대상이다. 내규에 따라 JB금융 사외이사 임기는 최대 6년이다. 김우진, 박종일 사외이사는 2020년부터 6년의 임기를 채워 교체가 확정적이며, 2022년부터 임기를 수행 중인 이성엽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편 흐름에 연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주주 제안 사외이사의 경우 연임이나 추가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BNK금융이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제안 인사로 채우겠다고 밝히면서 다른 금융지주로 확대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JB금융은 2023년 12월부터 매년 사외이사 후보 주주 추천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2월 19일부터 31일까지 추천 절차를 진행했다. 2024년 주주 제안 사외이사를 성공시켰던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JB금융이 주주 제안 사외이사를 받아들이면서 저희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사회에서 좋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 추천 관련 사항은 임추위 결정사항"이라며 “임추위는 주주 추천 제도 등을 통해 추천된 후보군을 철저히 검증해 주주총회에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JB금융 사외이사진은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학계 출신 비중은 높지 않지만, 전문 분야의 다양성 확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정보기술(IT)과 소비자보호 관련 사외이사를 강조하고 있는데 소비자보호 전문 사외이사는 없는 상태다.


회장 단독 사내 이사 체제에 따른 권한 집중 구조도 비판 대상이다. JB금융 이사회는 회장(사내이사)과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9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으며, 기타비상무이사는 최대주주인 삼양홀딩스의 특수관계인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사내이사와 비상임이사 증원, 선임 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TF 논의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이사회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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