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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AI 초연결’ 유·무인 무기체계, 미래전장 지배한다 [창간기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5.24 15:00

방산업계, 숙련된 군장병과 AI 무기체계 통합 ‘전투력 극대화’
한화에어로, 지상전 우위 노린 ‘다목적 무인차량’ 개발 집중
LIG D&A, 공중·해상 전장장애 극복 드론·유도탄 기술 확보
KAI, KF-21 중심 무인편대기 체계로 MUM-T 구축 ‘청사진’
대한항공,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다목적 드론 고도화 박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다목적 무인 차량들. 사진=박규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다목적 무인 차량들. 사진=박규빈 기자


전례 없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의 근간마저 뒤흔들고 있다.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 군대에 있어 '병력 절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닌 당장 눈앞에 닥친 생존의 문제다.


대규모 병력 집약적인 과거의 전력 유지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국방부와 국내 방위산업계는 이 치명적인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인 돌파구로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화'와 '유·무인 복합 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 구축에 전사적인 사활을 걸고 있다.


MUM-T는 지휘관이나 조종사가 직접 탑승한 유인 무기체계와 고도화된 AI 두뇌를 장착한 다수의 무인 무기체계가 하나의 거대한 초연결 네트워크로 묶여 합동 작전을 수행하는 미래 전장의 핵심 전술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동 분쟁 등 현대전에서 무인기의 비대칭적 파괴력이 여실히 입증된 가운데, MUM-T는 아군의 인명 손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작전 반경과 정밀 타격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압도적인 전력,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AI 자주 국방' 선봉 한화그룹, 지상 전력 무인화부터 하늘의 정밀 타격까지


한화그룹은 'AI 자주 국방'이라는 확고한 비전 아래 전장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무인화 체계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방산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지상 전력의 중추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 지상전의 핵심이 될 다목적 무인 지상 차량(UGV)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험준한 지형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차륜형 및 궤도형 UGV의 자체 개발을 완료한다는 구체적인 타임 라인을 확정했다. 지뢰 탐지·험지 수색·전방 정찰·보급품 수송·근접 전투 지원까지 보병을 대신해 수행할 첨단 UGV를 앞세워 급격히 팽창하는 글로벌 무인 지상 전력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화력 체계의 고도화와 지능화도 괄목할 만하다. K-방산의 효자 수출 품목인 '천무' 다연장 로켓 발사대에서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배회형 정밀 유도 무기(L-PGW)'는 한화가 자랑하는 첨단 자폭 드론 기술의 정점이다. 발사 후 적진 상공을 유유히 배회하다가 탑재된 AI가 스스로 표적의 가치를 분석하고 식별해 정밀 타격하는 지능형 무기로, 적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나 방공망을 은밀하게 붕괴시키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아울러 한화는 글로벌 공중 군용 무인기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긴밀히 손잡고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섰다. 다목적 무인기 '그레이 이글 STOL(단거리 이착륙기)' 개발에 3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선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 무인기는 긴 활주로가 없는 상륙함 함정 갑판이나 열악한 야전의 흙길 등 척박하고 제한된 환경에서도 원활한 이착륙과 운용이 가능해, 향후 해상 및 상륙 작전의 항공 감시·정찰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검-X 모형 실물. 사진=박규빈 기자

▲해검-X 모형 실물. 사진=박규빈 기자

◇LIG D&A, 통신 단절의 공포를 넘다…극지·해상 넘나드는 자율 작전




정밀 유도 무기와 방산 전자 분야의 절대 강자인 LIG D&A(구 LIG넥스원)는 통신 네트워크의 지원 없이도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 작전'과 해양 무인 체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 전장에서는 강력한 전자전(EW)이나 전파 방해(재밍, Jamming)로 인해 지상 통제소와의 통신이 두절되거나 GPS가 먹통이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LIG D&A는 이 같은 극한의 전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세계적인 AI 방산 혁신기업 '쉴드 AI(Shield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외부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위성 연결 없이도 무인기에 탑재된 엣지(Edge) 컴퓨팅을 통해 스스로 지형과 적을 인지하고 다수의 기체가 군집 자율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초고도화 '유무인 복합 솔루션'과 '드론 탑재형 소형 유도탄 기술'을 완성해 나가며 기술적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


해양 플랫폼의 글로벌 영토 확장도 돋보인다. 일교차가 큰 사막의 혹독한 기후나 거친 파도가 치는 극한의 해상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된 모듈형 무인 수상정 '해검-X(Sea Sword-X)'와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을 전면에 내세워 중동 방산 시장의 빗장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임무에 따라 무장과 센서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는 해검-X는 해안 경계를 무인화하려는 중동 국가들의 니즈를 관통했다. 특히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해군과 첨단 함대공 유도 무기 '해궁'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거뒀다.


KF-21 보라매 전투기. 사진=박규빈 기자

▲KF-21 보라매 전투기. 사진=박규빈 기자

◇KAI, '공중 MUM-T'와 온디바이스 AI의 융합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의 요람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래 항공우주력의 핵심 척도가 될 공중 MUM-T의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어가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KAI가 그리는 핵심 마스터 플랜은 독자 개발한 국산 4.5세대 전투기 KF-21을 지휘 통제기로 삼고, 다수의 국산 무인 편대기(KUS-FS)를 마치 수족처럼 부리며 연동하는 최고 난도의 '로열 윙맨(Loyal Wingman)' 체계를 실증하는 것이다. 유인기 조종사는 후방의 안전한 공역에서 작전을 지휘하고, 무인기들이 적의 촘촘한 방공망 깊숙이 선제적으로 뚫고 들어가 정찰·전자전 교란·미끼 역할·정밀 타격 임무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유인기의 생존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6세대 전투 체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공중 무인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KAI의 기술적 성취는 무인기 두뇌의 완전한 자립화다. KAI는 적의 강력한 통신 재밍 상황 속에서도 중앙 서버의 명령 없이 무인기 내부에 탑재된 AI 칩 자체가 독자적으로 전장 상황을 실시간 추론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방산용 온디바이스(On-Device) AI 반도체'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국방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의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혁명적 성과다. 최근에는 확장성을 갖춘 다목적 무인기(AAP)의 실물을 대중 앞에 전격 공개해 '공중 전력의 완전 무인화'를 향한 KAI의 단계적 기술 로드맵이 순항 중임을 증명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최초로 공개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시제기(가운데)와 소형 협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최초로 공개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시제기(가운데)와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목업들.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 스텔스 무인기 날개 달고 글로벌 공급망 정조준


우리에게 민간 상용 항공 여객 운송의 1인자로 친숙한 대한항공은 사실 1970년대부터 군용기 창정비를 시작으로 국내 최다 무인기 개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온 항공 방위산업의 숨은 거인이다. 회사는 무인화 체계로의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다가오는 2026년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수주액 1조7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도전적인 비전을 세우고 전사적인 혁신과 역량 결집에 나섰다.


대한항공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미래 승부수를 띄운 분야는 단연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UCAV)' 기술이다. 수십 년간 첨단 항공기 동체 제작과 정비(MRO) 사업을 통해 축적한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극소화해 적의 촘촘한 방공망을 은밀하게 뚫고 들어가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무인기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전술적 목적에 부합하는 차세대 다목적 무인기 기술 개발을 동시에 병행하며 장기적인 항공 방산 사업의 파이를 대폭 키우고 있다.


시선은 이미 좁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방산 영토 확장으로 향해 있다. 대한항공은 세계 국방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딥테크 유니콘 기업인 미국의 '안두릴(Anduril)' 등 주요 방산 리딩 기업들과 긴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교두보 삼아 혁신적인 첨단 무인기의 공동 연구 및 대량 양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진입 장벽이 가장 높기로 소문난 미군·선진국 중심의 글로벌 방위 산업 핵심 공급망의 일원으로 본격 합류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차장과 조종수를 태운 K-2PL 전차가 경남 창원 현대로템 방산공장 내 주행시험장에 정렬해 있는 모습. 사진=현대로템 동영상 캡처

▲전차장과 조종수를 태운 K-2PL 전차가 경남 창원 현대로템 방산공장 내 주행시험장에 정렬해 있는 모습. 사진=현대로템 동영상 캡처

◇현대로템, 스마트 방패와 창으로 K-전차 진화 선도


수십 년간 K-1와 K-2 전차를 생산하며 대한민국 육군의 기동을 책임져 온 지상 무기체계의 명가 현대로템은 기존의 튼튼한 재래식 유인 플랫폼에 최첨단 IT 생존 기술과 AI 자율 주행을 덧입히는 '지상 플랫폼 지능화' 역량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에서 불과 수백만 원짜리 FPV(1인칭 시점) 자폭 드론과 값싼 대전차 미사일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최신 전차를 파괴하는 가장 치명적인 천적으로 떠오르자, 현대로템은 전차의 '생존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진화형 모델을 즉각 선보였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군 현대화를 서두르고 있는 폴란드를 비롯해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유럽 시장의 고도화된 수요에 맞춰 기획된 'K-2PL'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이 전차는 다가오는 적의 발사체를 레이더로 탐지해 물리적으로 직접 요격하는 능동 방호 장치(APS)는 물론, 다가오는 소형 자폭 드론의 조종 주파수를 교란해 무력화시키고 추락시키는 첨단 전파 방해 장치인 '드론 재머' 등 최신 소프트킬·하드킬 방어 체계를 촘촘하게 적용해 K-2 전차의 생존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동 및 섀시 기술력을 총동원해 보병을 대신해 화력 지원·위험 지역 수색·물자 보급·부상자 후송 등을 도맡는 다목적 무인 차량(UGV)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실전 배치를 통해 검증된 차세대 지상 무인화 플랫폼을 앞세워 전통적인 전차 수출국을 넘어 전 세계 무인 지상 차량 시장의 핵심 수출 기지로 거듭나기 위한 글로벌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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