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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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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불공정’ 으름장, EU 쿼터 축소…K-철강, ‘대외변수’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05 11:27

韓 철강산업 콕 집어 “자원 부족한데 철강 강국”
무역수지 불균형과 연계…고율 관세 부담 지속
EU서도 다음달부터 무관세 쿼터 축소·관세 인상
주요 수출시장 부담↑…中 설비 축소도 ‘반신반의’
K-스틸법·고도화 정책에도 철강사 기술·전략으로 승부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넘어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국까지 관세장벽 강화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사업 전략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철강산업 특별법 제정과 산업 고도화 방안으로 저탄소 공정 전환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하는 철강사들이 대외통상 변수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국제통화기구(IMF)가 발간하는 정기 간행물 금융과 개발(F&D) 기고문에서 “에너지 자원과 석탄, 철광석이 부족한 한국이 어떻게 주요 철강 제조국이 될 수 있었는가"라고 언급하며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가 줄곧 제기해온 자국 무역수지 적자 문제의 대표 사례로 한국 철강사업을 짚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관세 장벽이 낮아질 조짐이 안 보이고 있다. 최근 건설기계 등 일부 품목에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를 완화하거나 우대 관세를 받을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함유율 요건을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부과된 고율 품목 관세가 유지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힘들어졌다.


철강사들은 EU 철강시장의 무역장벽 강화에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당장 오는 7월부터 EU가 철강제품 무관세 수입 할당량(쿼터)을 이전의 절반으로 줄이고 쿼터를 넘어선 제품에 부과할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쿼터를 얼마나 줄일지는 협상을 통해 빠르면 이달 중 최종 결정된다.


EU는 주요 철강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올해 1~4월 EU로 수출한 철강제품은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한 11억4598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의 13.9%를 차지해 미국(15.5%)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30억1460만달러로 16.5% 줄어들었던 점과 반대다.


철강사별로 EU 시장 수출 의존도가 천차만별이라 다음 달 쿼터 축소와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중국에서는 비교적 구체화된 생산설비 규모 축소 방침이 나왔지만 철강사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저가 철강재 과잉공급 해소로 세계 철강 시장에서 범용 제품의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가격 정상화'가 나타나야 국내 철강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는데, 가격 반응까지 나타나려면 중국 내 철강 생산 기업들과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조치를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기술과 수주 전략으로 무역장벽 극복 준비를 해왔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여파로 길어지는 내수 부진을 해외 수출 확대로 돌파해야 하고, 수출은 범용 소재보다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저탄소 전환과 고부가가치 중심 구조 재편을 위해 이달 중 시행할 K-스틸법과 지난해 말 발표된 철강산업 고도화 대책이 당장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료 지원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담았다가 무역제소의 빌미가 생길 수 있어서다.




유럽시장은 차량용 강판 같은 고부가가치 강종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철강사들은 손을 놓지 않고 있다.


EU의 철강 무역장벽 강화 방침이 발표된 지난해부터 원가 개선과 고부가화 등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또 다른 무역장벽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전기로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인 공정을 도입해 대비해 왔다. 포스코는 올해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가동을 목표로 시운전 중이고, 현대제철은 지난 3월부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가동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차량용 강판 같은 고급 강재를 생산하는 기반을 갖췄다.


미국 시장은 최근 증가하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건설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서버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를 보호하는 강재도 필요하므로 봉형강 뿐만 아니라 판재까지 쓰인다. 강판이나 후판 같은 고급 판재 경쟁력을 토대로 봉형강까지 패키지로 수주하는 판재-봉형강 패키지 전략을 펼 여건이 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화재 대비한 내화지진 철강, 저온충격 강재 맞춤형 강종 공급, ESS 인클로저(전력장치 보호 건축물) 강재 공급 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품에 대한 CBAM과 쿼터 축소 문제는 몇 해 전부터 거론됐기 때문에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해외 시장 판매 확대로 내수 부진 돌파구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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