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2층 식품코너에서 고객이 텅빈 채소 진열대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파산을 눈앞에 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연장될 가능성이 열렸지만 이 자금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충분한 자금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홈플러스가 완전한 정상화를 이룰지 아니면 단순 '생명연장'에 그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은 전날인 15일 메리츠측이 홈플러스에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 대출을 지원하고 김병주 MBK 회장이 2000억원 전액을 보증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3개사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2000억원 대출 안건을 심의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를 피할 가능성이 열렸다. 앞서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의 조달 방안이 없다는 이유로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오는 20일까지 긴급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MBK가 긴급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고 법원이 회생절차를 연장시켜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 3일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후 15일까지 MBK는 1000억원 이상 보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김병주 회장이 국회 청문회 개최 등 정치권의 압박에 못이겨 양보안을 제시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와중에 홈플러스는 남은 재고 상품을 반값에 떨이 판매해 재고를 모두 처분했고 13일부터 전 점포 휴업에 들어갔다. 본사 직원은 2만여명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시설관리 등 외주업체와의 계약도 종료됐다. 전체 점포 수도 회생 개시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
회생 과정에서 우선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도 미지급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 7900억원, 제세공과금 채권 820억원 등 총 1조원 이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4000억원이 넘는 유동화증권(전단채) 상환과 홈플러스 입점점주들이 각자 수천만~수억원씩 낸 점포보증금 상환도 남은 과제다.
이 때문에 이번에 2000억원이 긴급 투입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생명연장 수단일 뿐 근본적인 정상화 방안은 아니며 근본적인 정상화 해법은 홈플러스를 인수할 업체가 나타나는 것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 홈플러스 입점점주는 “MBK가 운영자금 2000억원을 투입하더라도 이 자금으로 몇 개월 버틸지 의문"이라며 “나는 점포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렸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홈플러스가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성 노조의 영향력을 줄이는 등 인수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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