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선언문’을 채택됐다. 앞으로 남북한 전 방위 협력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협력이 빠른 시간 안에 구체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 협력의 방향성을 둘러싸고 각 업계별로 후속 조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 분야별 어떤 시나리오와 준비 과정이 필요한지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뮨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남북한 에너지 협력의 구체적 청사진이 하나씩 제시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북한 전방위 협력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협력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분야로 에너지가 꼽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책 한권과 USB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공동체에 대한 설명 자료가 들어 있었다. 이 자료에는 발전소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전문가들도 남북한 에너지 협력을 통한 구체적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제8기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 중인 문승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회담 의제는 아니었는데 정치적 문제가 조금만 정리되면 남북이 가장 먼저 협력하고 싶어 하는 분야가 바로 전기일 것"이라며 "안정적 전력공급은 북한의 경제 회생이나 남한과 경제협력의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나 도로망 연계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데 전기는 남과 북의 기술적 특성이 많이 달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보다 북측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전기일 것"이라며 "우리가 아는 북한의 전력사정은 일반인의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북한과 전력망 연계 방안으로 3단계를 제시했다. 문 교수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소규모 신재생에너지(태양)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해 보급하는 것"이라며 "남북한 합의만 하면 당장 올해 설치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2단계는 북한의 특정 지역을 선정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다. 문 교수는 "전기는 전략물자인 만큼 군사적 긴장관계가 덜한 동해안 인근의 원산지역을 시범도시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며 "대규모 전력망보다 지역별로 전력망을 구축하면 군사적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3단계는 러시아·몽골·중국·북한·한국·일본의 전력망을 잇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에 있다. 문 교수는 "슈퍼그리드가 되면서 남북이 연결돼야 공학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고 정치·경제적으로도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북한이 전력망을 다 갖추려면 수십 년이 걸리는 만큼 남북한만 연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의미도 없다"며 "주변국을 다 연결해야만 상호보증 효과로 어느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전력공급을 끊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북한만 연결되면 또 다시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진정한 동북아 평화는 전력망 공유가 시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