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환경오염 문제로 해외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고형폐기물(SRF) 발전이 국내에서만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고 있어 이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다. 특히 폐기물 발전사업 허가가 집중된 호남지역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 중단을 위해 민원이나 국민청원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최근 ‘SRF 신재생에너지 제외법’을 대표발의했다. 정 대표는 고형폐기물 발전은 폐기물에 잔존하는 유해물질이 소각될 때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해서 중금속 등을 배출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 ‘가짜 신재생에너지’라고 단언했다. 폐기물발전은 폐기물을 원료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1차적으로는 폐기물을 감소시키는 장점은 있는데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단점도 있다.
이에 정 대표는 "전국에서 불필요한 주민 갈등을 야기하는 고형폐기물(SRF) 발전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하고 전주 등 도시에서 건설하고 있는 발전소 건립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라남도 나주와 충청남도 예산, 경기도 포천, 강원도 원주 등 전국 각지에서 SRF 발전소 추진을 막기 위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51개 SRF 발전사업의 현황을 보면 호남이 15개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전북이 전주와 익산, 군산 등을 포함해 9개로 가장 많다.
전라북도 전주에서도 지난달 27일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주민 1000여 명이 ‘팔복동 고형폐기물(SRF) 소각장 설치 백지화’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미세먼지 배출량이 LNG의 668배나 되는 고형폐기물 연료 발전시설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불안이 크다"며 "발전시설로 포장된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 SRF 고형폐기물 소각발전소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현재 약 2만 명의 시민들이 청원에 동참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집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만나 "전주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폐기물에너지 발전시설은 폐쇄돼야 하며, 법 개정을 통해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 폐기물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법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산업화 시대 경제적으로 낙후된 호남이 이제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폐기물발전소 난립으로 인해 주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폐기물발전소가 호남인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법 개정에 앞장설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