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이사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최근 중소제약기업 오너 2∼4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선대 경영인과 달리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다양한 소통 방식으로 사업 개편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 주목 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 오너 4세인 윤인호(36·사진)전무는 바이오 벤처와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 전무는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동화약품의 주력 사업인 일반의약품(OTC)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ETC) 등 전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동화약품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년마다 차장, 부장, 이사, 상무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작년에는 동화약품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윤 전무는 특히 과거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실제 동화약품은 윤 전무의 주도하에 지난 3년간 사업 다각화에 목표를 두고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기업에 전략적투자자(SI)로서 투자를 단행해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솔루션기업 뷰노에 3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해 뷰노 지분 1.9%를 확보했다. 이밖에도 에스테틱 바이오기업 제테마, 모바일 헬스케어기업 필로시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비비, 의료기기 제조업체 리브스메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크라우디, 엑셀러레이터 크립톤 등 다양한 헬스케어 벤처 업체에 투자해 왔다. 이들 중 비비비와 필로시스는 현재 셀트리온과 함께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해 국내외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벤처기업 중 하나다. 특히 이들 기업 모두 현재 투자 전보다 기업 가치가 평균 35%이상 성장해 윤 전무가 동화약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유제약 오너 3세인 유원상 유유제약 사장은 남다른 글로벌 전략과 젊은 경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 사장의 할아버지는 유유제약을 설립한 유특한 전 회장으로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전 회장의 동생이며, 아버지는 유승필 유유제약 대표이사 회장이다.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직장생활까지 마친 유 사장은 지난 2008년 유유제약과 유유헬스케어에 상무로 입사하면서 후계자 교육을 받았고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 후 지난 4월 사장이 됐다.
유 사장은 오너 경영인이면서도 라디오 광고와 유튜브에 직접 출연하는 등 딱딱하지 않은 젊은 패기의 기업운영 및 소통 방식으로 보여줬다. 기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 사장은 최근 유유제약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에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처를 확장해 지난 4월 말 CNN이 코로나19를 맞아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아시아 기업 가운데 하나로 유유제약이 소개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국제 시과학·안과학회(ARVO)에서 유유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YDE’의 연구결과를 직접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오랜 해외생활을 한 만큼 개방적 사고관을 보여 회사내 수평적 조직구조를 실현하기 위해 직위, 호칭 등을 없애고 야근 없는 문화를 지향하며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대원제약 오너 2세인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은 안정적인 ‘형제 경영’ 하모니를 보이며 최근 대원제약의 OTC뿐만 아니라 ETC성장을 이끌고 있다. 1996년 나란히 대표이사에 오른 이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카나브의 성공’을 견인했던 최태홍 사장을 영입해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창립 이후 첫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이들은 오는 2025년 매출 1조원 비전을 내걸고 △주력사업의 수익성 유지 △ 진천 공장 성과 창출 및 안정화 △내수 시장 경쟁력 강화 △ 신규 성장동력 확충 등을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제네릭 판매와 영업에 의존하다보니 업력에 비해 성장이 더딘 회사가 많다"며 "젊은 오너들과 새로운 경영방식들을 잘 활용하면 회사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