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이원희

wonhee4544@ekn.kr

이원희기자 기사모음




재생에너지 보급 과속 역풍…전력계통 출력제한 속출 손실 눈덩이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30 16:06

전남 신안 태양광 발전소 육지 첫 출력제한 사례 두 차례 발생 …제주선 작년만 총 77회



"2040년 가면 재생에너지 발전량 13% 출력제한돼 3조 3000억원 사업자 손실 발생할 것"



"출력 제한→발전량 축소→손실 발생→발전 단가 상승 초래"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재생에너지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전력계통에서 발전량을 통제하는 출력제한이 속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밀집지역인 제주에서 자주 발생했던 출력제한이 이젠 육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태양광 발전소의 출력제한이 전남 신안에서 최근 두 차례나 일어났다.

신안 태양광 발전소의 출력제한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육지에서 발생한 첫 사례였다.

출력제한은 재생에너지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력계통에 부하가 커져 일시적으로 발전을 통제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출력제한이 갈수록 늘어나고 이에 따라 발전사업자들이 발전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실보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2040년에 가면 공급 재생에너지의 13%가 출력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출력제한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돌아갈 손실규모가 무려 3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출력제한이 불러오는 재생에너지 사업자 손실은 고스란히 전기요금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는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에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력계통 보강 및 손실보상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육지에서의 첫 출력제한 사례로 전남 신안의 한 태양광 발전소에서 지난 16일과 22일 두 차례 출력제한이 이루어졌다. 앞서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횟수로는 77회이고 발전량 19GWh가 출력 제한됐다. 이는 약 30억원의 손실을 가져온 것으로 추산됐다.

출력제한에 따른 손실보상은 전기료를 인상하는 요인이다. 출력제한이 많아질수록 당초 정부가 갈수록 낮아진다고 예측한 재생에너지 보급 단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된다.

2021-03-30_164540.jpg

▲참고 :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는 P2G활성화 방안연구,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확대되는 재생에너지 늘어나는 출력제한량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출력제한량이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손실규모도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26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한 ‘신재생 전원 확대 따른 전력시장 안정화 해법’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는 연간 출력제한량이 2005GWh이고 2040년 7894GWh 혹은 2040년 2만3428GWh까지 늘어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정부 목표에 따라 2030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20%로 늘고 2040년 30% 또는 35%까지 늘어난다고 볼 때 나타날 결과다.

풍력과 태양광같이 발전량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는 전력을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전달하는 계통시스템에 부담을 줘 출력량이 제한될 수 있다.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으면 주파수와 전압이 안정적이지 않아 계통시스템이 고장 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35%가 되면 총 재생에너지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출력제한량을 나눈 출력제한 비율은 13% 이를 것"이라며 "출력제한을 최소화할 방안과 출력제한을 어떻게 보상할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연구결과는 재생에너지의 계통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결과로 실제 재생에너지 계통 유연성을 확보하면 실제 출력제한량은 이보다는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해당 출력제한량에 지난해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평균 전력가격 1MWh당 약 14만원을 반영하면 2030년에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입을 추정 손실액은 약 3000억원이고 2040년 1조1000억,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의 35%가 되면 3조3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 손실액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부담하거나 전기료를 통해 국민이 부담할 몫이다.

 

출력제한 기준과 원칙 마련 필요 

 


아직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에 관한 보상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 국내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규정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출력을 제한할 수 있고 한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아니면 손해배상이 면책된다는 규정 정도뿐이다.

해외의 경우에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에 대비해 관련 규정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일본은 1년에 보상 없이 출력을 제한할 수 있는 기간을 30일로 마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출력제한 보상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발전기들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 만큼 모두 보상되는 건 아니다"라며 "출력을 제한해야 할 때 어떤 발전기를 차단할지와 어떤 상황에서 발전기에 보상하고 누가 얼마나 보상할지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한전의 역할을 하는 송전회사가 출력제한을 보상하고 미국은 소비자들이 지불한다.

출력 제한 원인에 따라 보상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일어나는 출력제한은 전력 수요 공급 불균형에 따른 출력제한이나 전남에서 발생한 출력제한은 해당 지역에 송배전망 용량이 부족해서 나타난 일이다. 해외에서도 송배전망 제약에 따른 보상은 하지만 수요 공급 불균형에 따른 출력제한은 보상하지 않기도 한다.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