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성철환

cwsung@ekn.kr

성철환기자 기사모음




[EE칼럼] 기업 태양광, 공장지붕에 답이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20 10:00

김성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김성훈 신재생 실장

▲김성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최근 몇 년간 국내 태양광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 중이다. 한 해 동안 신규로 지어지는 태양광발전소가 2017년 1.2GW에서 지난해에는 4.1GW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막강한 자본력과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과 해외기업들의 무차별적 공세 속에서도 국내기업의 태양광 모듈생산능력은 2017년 8.3GW에서 지난해에는 18.4GW로 두배 넘게 증가하였다.

국내 태양광 산업과 보급시장은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 보다 비교적 늦은 2000년대초 발전차액지원제도가 시행되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불과 20년도 안 된 짧은 역사 속에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만족은 아직 금물이다. 최근의 태양광 시장은 또 다른 환경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아젠다가 전 세계 모든 나라를 휘감고 있다. 탄소중립은 석유, 석탄 등에 의존한 탄소 경제체제를 재생에너지, 수소 등 무탄소 경제체제로 바꿀 때 가능해진다. 이러한 무탄소 경제체제는 각 국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탄소 경제체제를 갖춘 나라에 탄소경제로 제품을 만들어 진입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탄소국경조정(Carbon Border Adjustments, CBA), 민간기업 중심의 RE100 등이 태동하게 된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자면 탄소중립이 위기일수도 있으나 한편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제조업의 경제 비중이 크고, 제조업 중 고탄소 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EU 등 먼저 시작한 나라들처럼 탄소중립을 통해 경제체제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부가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요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탄소중립은 한 국가의 경제·산업체계를 큰 틀에서 변화시키는 내용으로서 이를 위한 이행 과제는 거창하고 어려운 내용부터 쉽게 이행할 수 있는 것까지 무수히 많을 것이다. 탄소중립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실행가능성이 높은 것부터 접근하고, 이에 대한 성공경험을 통해 보다 어려운 과제로 접근하는 방식이 기업단위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태양광 사업은 이격거리 제한 등 사업 입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단지 공장 지붕은 일조량이 좋고, 계통연계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환경성 측면도 우수하며, 별도의 개발행위가 필요하지 않아 인·허가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부수적인 효과로는 공장 지붕 위에 태양광을 설치함으로써, 여름철 냉방 부하를 줄여줄 뿐 아니라 겨울철에는 난방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공장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유틸리티 운용 시 비용 절감효과 역시 볼 수 있다.

전국에는 1000여개가 넘는 산업단지가 있다. 산업단지 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전국 38개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만 5만 3000여개에 달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1000여개 산업단지 공장 지붕의 태양광 발전 잠재용량은 5GW 규모에 이른다. CBA, RE100, 탄소중립 등으로 기업들은 태양광 적용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산단 태양광 지원사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 혹시 장애요인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경우 대부분 금융권 대출이 있어 태양광 설치를 위한 추가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정부와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는 산업단지 태양광 지원사업을 작년 가을부터 신설하여 장기저리의 정책자금을 융자지원하고 있다. 담보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신용·기술 평가 중심의 보증방식에서 진일보한 해당 기업의 탄소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녹색보증사업을 신설하는 한편, 산단태양광의 녹색보증 적용을 위해 보증관련 기관과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시중에도 산단 태양광에 주목한 금융상품이 출시 되는 등 사업 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모듈 경량화 기술 등 R&D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탄소중립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공장지붕 위에 탄소중립을 풀어갈 실마리가 있는 것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