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New LS |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오는 7월이면 2년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 동안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여행 소비를 철저히 제어했다. 불매운동은 국내외 시장과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 측면에서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됐고 소비재 수요 트렌드도 크게 변했다. 강제징용 관련 법원의 판단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이슈가 겹쳐 양국 관계의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됐던 자동차, 패션, 음식료 등 소비재 시장의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들해지면서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019년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법원 판결로 인한 양국 관계 악화 등 악재가 이어지며 판매가 반토막나는 수모를 겪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격적인 신차 출시는 물론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한창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고객만족 향상을 위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서울·경기 나무 등에 신규 서비스센터를 열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혼다코리아는 공식 딜러사와 파트너 기업을 다음달까지 모집한다.
시장에서는 혼다의 이 같은 행보를 ‘공격적인 선택’이라고 해석한다. 2019년 6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매가 곤두박질쳐 ‘한국 철수설’에 휘말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당장 차량 판매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시장에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혼다는 올해 들어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된 어코드와 CR-V 신차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2021년형 혼다 오딧세이를 출시해 기아 카니발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혼다 2021년형 뉴 오딧세이 |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보유한 한국토요타의 행보도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다.
토요타는 상반기에만 뉴 캠리, 뉴 시에나 등 굵직한 신차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다가올 전동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인 대영채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렉서스는 최근 플래그십 스포츠카 ‘LC 500 컨버터블’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최고급 세단인 ‘뉴 LS 500’과 ‘뉴 LC 500h‘를 내놨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은 이밖에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열거나 온라인을 통해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은 2년여간 지속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식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자신들이 강점을 지닌 하이브리드차 쪽으로 유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1~5월 일본차 브랜드 판매는 7702대로 전년 동기(7308대) 대비 5.4%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 자체가 20.5% 성장하긴 했지만 2년간 계속된 ‘판매 반토막’ 현상이 끝났다는 점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일본차 판매는 2035대로 작년 5월(1672대) 보다 21.7% 뛰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렉서스의 경우 올해 1~5월 실적(3813대)이 작년 같은 기간(2583대) 보다 47.6% 개선됐다. 일본 수입차의 작년 전체 판매(2만 564대)가 2019년(3만 6661대) 대비 43.9% 급감했던 상황과 대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영업 일선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거의 끝나간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안다"며 "최근 디젤차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강한 만큼 (일본차들도) 마케팅·홍보 활동에 힘을 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