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송두리

dsk@ekn.kr

송두리기자 기사모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지주사 면모 갖춘다…ESG·디지털·통합에 매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23 08:13

1분기에만 약 30% 순이익 껑충…비은행 분기 첫 1000억 돌파



ESG 경영·디지털 전환 전념…몸집 불리기도 계속



주가 상승세에 예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시동


[편집자 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

손태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회복탄력성을 뜻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언급했다. ‘외부 충격으로 수축된 스프링이 강한 활력으로 더 강하게 튀어오르듯, 외부 리스크를 잘 걸려내 새 기회를 발굴하는 혁신 기업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더 과감히 혁신해 반등하는 2021년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과 디지털 강화, 그룹 통합 등에 매진했고,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로서 제 모습을 갖춰가는 데 손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 ‘뚜렷한’ 실적 개선…ESG·디지털 강화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올 들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지주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716억원으로, 2019년 지주사 전환 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한 규모다. 특히 비은행 순이익이 분기 첫 100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 편입된 자회사들 효과를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엔 전년 대비 146.9%나 증가한 534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코로나19 충당금 부담과 사모펀드 부담에서 벗어난 데다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분이 개선돼 올 한 해 실적 상승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그룹 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넘버원 도약, 경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ESG 경영 강화,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글로벌 사업 선도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이중 금융지주사들의 화두인 ESG 경영 강화와 디지털 넘버원 도약을 위해 힘을 쏟는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 2월에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그룹 ESG 경영의 컨트롤타워에 힘을 실었다. 국내 금융지주사 첫 ESG 인증 최고등급을 획득하고, 지주사 설립 후 처음 ESG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뉴딜·혁신금융 지원, 정책형 뉴딜펀드 참여 등을 발표하며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ESG 캠페인 실시, ESG금융 원칙 제정 등 그룹 전사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이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그룹 디지털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부문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초 그룹 공동 클라우드를 구축하면서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진 것은 물론, 최근에는 그룹 통합결제 개방형 플랫폼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페이 플랫폼과 달리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다른 금융사 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해 금융지주사들의 결제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꾸준한 M&A 추진…'완전 민영화' 본격 시동


그룹 성장기반 확대를 위해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완성이 가장 필요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 보험사 등 굵직한 금융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는 아직 어려운 분위기다. 이 가운데 손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우리금융에 자회사 편입시키며 작은 규모의 금융회사부터 인수하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자본 여력이 커진 것도 긍정적이다. 향후 마땅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경우 M&A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 우리금융의 입장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건 만큼 앞으로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예보는 지난 4월 우리금융 주식 2%(1530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2019년 6월 로드맵 발표 후 처음 절차를 실현한 것으로,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세에 따라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 지분에 대한 록업(lock up)이 해제되는 7월 9일 이후 추가 매각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 BEP(손익분기점) 수준인 1만2205원 이하에서 추가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현 주가에서 오버행 우려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기준 우리금융 주가의 종가는 1만1450원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우리금융을 100%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제재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처분을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직무 정지 처분을 사전 예고했으나, 우리금융이 라임펀드 배상에 나서는 등 소비자보호 구제 노력을 했다는 점을 반영해 제재 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