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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10년 후를 본다"…'ESG·글로벌' 착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25 08:00

올초 ESG·글로벌·플랫폼 조직개편…'10년 내다본 전략'



"지금은 변곡의 시기, 새 전략 필요"



비은행 비중 40%로…주가 상승 여력도 긍정적 평가

[편집자 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

하나금융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올 초 연임을 확정 지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곧바로 ESG(환경·사회·거버넌스)·글로벌·플랫폼 금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신년사에서 "지금은 기업의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이라 평가하며 ESG·글로벌·플랫폼의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강화에 힘입어 매년 실적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이 그리는 것은 10년 후의 모습이다. 그는 올해를 ‘2030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시기’로 보고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ESG·글로벌·플랫폼, 김 회장의 키워드

김 회장은 올해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사회가치 금융(ESG)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향후 10년을 대비할 수 있는 핵심 가치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사회 내 ESG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함영주 부회장을 새로 신설된 ESG부회장으로 선임해 ESG 경영의 실행력을 높였다.

글로벌부회장은 이은형 부회장이 계속 맡도록 했으며, 새로 디지털부회장을 신설해 지성규 부회장을 임명했다. 각 부문 부회장들의 진두지휘 하에 추진 동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SG 경영은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화두로, 하나금융은 2030년을 목표로 중장기 목표를 세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ESG 중장기 목표인 ‘2030 & 60’과 ‘제로(ZERO) & ZERO’를 수립했다. 2030 & 60은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 부문에 60조원의 ESG 금융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ZERO & ZERO는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 탄소배출량과 석탄 프로젝트 금융에서 모두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지원에 2025년까지 83조원을 공급하기로 목표액을 확대하고, 하나은행의 그린론 주선과 채권 발행, 그룹사의 ESG 캠페인 추진 등 ESG 경영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해외 사업 비중을 40% 확대한다는 글로벌 2540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달 해외에서 낭보가 잇따랐다. 하나금융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를 취득한 데 이어 하나은행은 대만 ‘타이베이 지점’ 개설 인가를 획득했다.

글로벌 부문과 플랫폼 금융을 결합해 김 회장의 미래 구상을 실현한 결과도 있다. 하나금융과 모바일 플랫폼 라인이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에 라인 뱅크(LINE Bank)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은행이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첫 번째 사례다. 하나금융은 현지 위주의 전략으로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비은행 효과’ 최대 실적 행진…주가 상승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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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사옥.


그동안 김 회장이 강조한 포트폴리오 강화 구상이 효과를 보며 하나금융의 최대 실적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8344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7% 상승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방해 성장을 견인했다. 각 비은행 자회사 1분기 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투자 1368억원, 하나카드 725억원, 하나캐피탈 60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92.9%, 139.4%, 37.8% 등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에서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39.9%까지 성장했다. 1년 전에 비해 14.1%포인트 확대됐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2025년까지 30% 이상으로 굳혀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나금융 비은행 기여도는 2017년 20.9%, 2018년 21.6%, 2019년 24%, 지난해 34.3%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호실적 행진 속에 하나금융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은 증권사들의 금융 선호주로 꼽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보통주자본비율(14.1%)도 가장 높아 자본력이 탄탄하다고 여겨진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1배로 낮은 상황이라 상승여력도 크다.

하나금융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꾸준히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을 6월 30일로 공시했다. 금융당국 압박 속에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하나금융은 중간배당 의지를 실현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탄탄대로 속에 금융권 관심은 하나금융의 성장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 이후의 인물이 누가 될 지에 쏠려 있다. 김 회장은 2012년 회장직에 오른 후 2015년, 2018년, 그리고 올해 연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그동안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던 김 회장의 성과를 이어받을 후계자를 양성해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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