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 인증패를 들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철강과 조선, 정유의 핵심 기업들은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특히 ‘환경’부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후장대 업계의 특성상 세계 흐름인 ‘탄소 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가능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절박함으로 해석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기업이 1060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철강 대표기업인 포스코는 기존 철강 사업을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하는데 20조원, 이차전지와 수소 등 친환경 소재 사업에 5조3000억원 등 총 30조 3000억원을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글로벌 5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투자로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다탄소 배출 부문으로 꼽히는 철강사업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해 전기로 신설 및 친환경 설비 도입, 전기차 모터용 철강제품 기술력 강화 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사업분야에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설비 증설, 차세대 기술 확보 등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세웠다.
또한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사업 등의 ‘친환경인프라’ 분야에도 5조원 가량 투자할 예정이며, 미래사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벤처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2조7000여억원을 투자해 그룹차원의 균형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리튬과 니켈, 수소와 에너지, 건축 및 식량 등 그룹 7대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2030년까지 기업 가치를 3배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뿐 아니라 ESG경영 체계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출범과 함께 그룹ESG협의회를 신설한 것. 포스코는 분기에 한 번씩 그룹ESG협의회를 개최해 탄소 중립·안전·환경 등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실행 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R&D센터(GRC)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현대重그룹 권오갑 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 |
매출 대부분이 수출로 이어지는 조선업계도 친환경을 이루지 못하면 생존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선업 부문 강자인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미래를 책임질 분야로 친환경 전환(Energy Transformation)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꼽으며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핵심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친환경 R&D 분야에는 총 7조원을 투자한다. 조선 사업 분야에서는 친환경 선박기자재, 탄소 포집 기술,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등 수소 운송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건설기계 분야는 배터리 기반의 기계 장비개발, 에너지 사업분야는 탄소감축 기술과 친환경 바이오 기술 개발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친환경 시장을 주도할 해상부유체와 연료전지, 수전해, 수소복합에너지충전소 분야 R&D와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탄소포집활용기술(CCUS) 사업 및 바이오 연료·친환경 소재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중화학업계 외 기업들도 친환경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계획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 회장이 19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개발 HDPE 소재로 제작한 ‘가능성(Possibility)’호를 살펴보고 있다. |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자 태양광, 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혼조 기술 상용화와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분야에 9000억원을,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도 화학 사업군의 경우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