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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익' 때리는 尹...또 늘어난 대출, 당혹스런 은행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2 16:06

10월 가계·기업대출 모두 성장

3분기까지 역대급 이자이익

윤석열 대통령, 은행 연일 압박



상생금융 확대 등 방안 예상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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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10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또다시 증가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대출 잔액이 늘어나며 은행들의 이자이익 성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은행들의 영업 행태를 지적하며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움직였던 은행들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지켜본다는 반응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6조11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6825억원(0.5%) 늘었다. 올 들어 증가 폭이 가장 크다.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신용대출도 1년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9424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015억원(0.6%)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1조2264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676억원(0.7%) 늘었다.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이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6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7조9850억원(1.1%) 불었다. 기업대출은 올해 1월부터 10개월 연속 늘었는데, 올 한 해만 60조5891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은 지난 9월 말 기준 누적 총 30조9366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규모로 3분기 만에 3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10월에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이자이익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이 지속되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초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문제 삼았던 윤 대통령이 다시금 은행에 대한 날선 반응을 내놓자 은행권은 긴장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소상공인의 발언을 소개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은행의 독과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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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6조11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6825억원(0.5%) 늘었다. 올 들어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앞서 연초 윤 대통령의 이자장사 비판 이후 상반기 상생금융을 확대해 왔던 은행들은 서민금융의 추가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치권에서는 은행들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횡재세도 거론되고 있는데, 배임 등 문제로 실제 실현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서민금융 출연요율 인상 방안 등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은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정책서민금융 재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자 감면 등 실질적인 금융 지원책을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어 은행 개별적인 상생금융 확대 방안도 논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 대한 비판은 은행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시기에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놓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금융 지원 방안 외에도 비금융 지원을 통해 상생금융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정부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다양한 상생 방안을 내놨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두고 은행의 갑질로 밀어붙이는 상황이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부터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창구로서 은행이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사회악으로만 여기는 것 같다"며 "당장 은행 개별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금융당국이 내놓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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