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전경. |
[라스베이거스(미국)=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동맹이 ‘혈맹’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하며 ‘팀 코리아’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자회사 포티투닷은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전장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을 활용해 현대차가 SDV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게 골자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과 송창현 현대차·기아SDV본부 겸 포티투닷 대표는 이날 삼성전자 부스에서 협약식을 열고 AI 기반 SDV 플랫폼 개발 등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양사는 CES2024 기간동안 SDV 플랫폼 콘셉트를 선보인 뒤 내년 이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레퍼런스 플랫폼 개발과 공동 마케팅 전개, 생태계 강화 등 다방면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신 시스템온칩(SoC)이 적용된 엑시노스 개발 플랫폼도 제공할 예정이다.
포티투닷에 공급하기로 한 삼성전자의 최첨단 엑시노스오토모티브 프로세서는 최신 전장용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탑재한 첨단 전자용 반도체다.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 정보를 제공하고 고화질의 지도와 영상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 반도체 일종이다.
이번 협력으로 포티투닷은 내년 AI 기반의 SDV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송창현 대표는 "삼성전자의 협력을 통해 사용자가 복잡한 기술을 몰라도 물 흐르듯 연결되고 확장되는 새로운 서비스들로 이어지며 안전하고 즐거운 이동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인 사장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이번 협력은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양사의 경험과 전문성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햇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전기차, SDV,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 협력의 물꼬를 튼 이후 구체적인 결과물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는 과거 ‘라이벌 의식’이 강했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2020년 두 사람이 삼성SDI 공장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2차례 회동을 추진한 게 전환점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는 이달 초에도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을 연동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아침에 갤럭시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며 조명과 TV가 켜지고, 차량은 내부를 적정 온도로 맞춰 주는 식이다. 출근 준비 중에 스마트폰과 TV 화면에는 전기차의 배터리 잔량과 주행 가능 거리 등 정보를 표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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