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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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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미세먼지 걸러내 심장병 위험 낮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27 06:36

바이러스 차단에 환경질환 예방까지
최근 여러 연구 통해 효과 입증돼
심장 공격하는 미세먼지 흡입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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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마스크.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건강한 사람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에도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세계보건기구(WHO)도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역학·임상 연구는 이러한 논란에 분명한 과학적 답을 제시하고 있다. 마스크는 단순한 감염병 대응 수단을 넘어, 미세먼지 흡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낮추는 효과적인 공중보건 도구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팬데믹이 드러낸 '자연 실험'… 미세먼지 차단 효과 입증


마스크의 환경보건적 효능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연구는 일본에서 수행된 대규모 분석이다. 구마모토 대학 의학과학연구과 이시이 마사노부 박사팀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 전역의 급성 심근경색 환자 27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사회적 변화를 일종의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으로 활용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팬데믹 기간 동안 광범위하게 이뤄진 마스크 착용과 이동 감소가 개인의 미세먼지(PM2.5) 노출 양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증가할 때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시기에는 특정 유형의 심근경색 위험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상동맥 폐쇄가 없는 심근경색(MINOCA)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위험도가 팬데믹 이전 1.303에서 이후 1.230으로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연구팀은 일본 사회에서 법적 강제 없이도 광범위하게 마스크 착용이 이뤄졌고, 덕분에 미세먼지 흡입이 줄어 심혈관계 부담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가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경로는 비교적 명확하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면 전신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가 유발된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ROS)가 과도하게 생성돼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미세혈관 기능을 저하시켜 결국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심혈관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스크는 이러한 병리적 연쇄 반응의 출발점인 '흡입 노출' 자체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바이러스 차단 효과도 재확인


마스크의 효과는 환경 요인에 그치지 않는다. 호흡기 바이러스 차단 효과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지난 2024년 11월 미국 의학협회 저널인 'JAMA 네크워크 오픈(Network Open)'에 발표한 논문에서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정책의 실효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10개 병원에서 발생한 64만 건 이상의 입원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편적 마스크 착용과 선제적 검사 정책을 중단했을 때 병원 내 호흡기 바이러스(코로나19, 인플루엔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률이 이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을 경우 감염률은 33% 감소했다. 이는 의료 환경에서 마스크가 여전히 핵심적인 감염 차단 수단임을 보여준다.



◇“선택이 아닌 과학적 예방 수단"


이들 연구 결과는 마스크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부터 개인과 사회를 보호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라는 환경적 위험 요인으로부터 심장 건강을 지키는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방어 수단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과거의 논란과 달리,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동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근거에 기반한 효과적인 공중보건 전략으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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