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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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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제약바이오 미래, SK바이오팜이 맡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13 17:03

작년 매출 급등, 적자 급감에 올해 뇌전증치료제 美 1위·흑자 전환 기대

그룹 동종계열사 사업매각·부진과 상반…시장도 ‘신약개발 중심축’ 전망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왼쪽)와 최윤정 사업개발본부장. 사진=SK바이오팜

SK그룹 신약개발 계열사 SK바이오팜이 그룹 내 제약바이오사업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3549억원, 영업손실 37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2%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940억원이나 줄인 실적이다.


여전히 영업적자 상태임에도 SK바이오팜이 그룹의 새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해 올해에 의미있는 변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사실상 유일한 제품인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올해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벨기에 제약사 UCB, 노바티스, 화이자 등 경쟁사를 제치고 처방 건수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뇌전증은 세계 인구의 0.5% 가량이 앓고 있는 난치성 질환으로, 치료제 시장은 세계 10조원, 미국 5조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치료제의 대표적 지표인 발작완전소실률이 경쟁약물(3~5%)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평가돼 경쟁 제품보다 처방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매출은 지난해 2708억원에서 올해 4250억원, 내년 5750억원, 2028년 1조원으로 전망된다.


사업 성장세와 글로벌시장의 긍정적 전망에 힘입어 시장에선 SK바이오팜이 올해 매출 492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해 이같은 실적이 실현될 경우 2001년 세노바메이트 개발 착수 이래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흑자 달성을 이루게 된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1268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을 올려 기술수출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창사 이래 처음 분기 흑자를 달성하면서 이같은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를 위해 SK바이오팜은 올해부터 세노바메이트를 기존 미국·유럽 외에 캐나다·남미·중동·아시아 등에 차례로 출시하고, 적응증도 소아와 청소년층으로 넓혀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희귀 신경계질환 신약 '카리스바메이트' 임상 3상 △'렐레노프라이드' 임상 2상 △조현병 신약 'SKL20540' 임상 1상 △고형암 신약 'SKL27969' 임상 1상 등을 현재 진행하고 있어 실적상승 추가 요인을 갖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성장세는 그룹 내 다른 제약바이오 계열사와 비교해도 돋보인다.


1999년 국산 1호 신약 '선플라' 개발 등 SK그룹 내 신약개발 맏형격인 SK케미칼은 지난해 제약부문에서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 등 선전에 힘입어 전년대비 19.9% 증가한 37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보다 6.3% 줄었다.


더욱이 SK케미칼은 고기능 소재 부문에 주력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바이오에너지 부문을 매각한데 이어 현재 제약 부문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목받은 백신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9.1% 감소한 2695억원, 영업손실은 1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보다는 R&D 투자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는 SK케미칼이 제약사업에서 손을 떼고,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 SK팜테코(위탁개발생산·CDMO), SK플라즈마(혈액제제) 등 제약바이오 동종 계열사가 분업화·전문화된 만큼, 기존 중추신경계 질환을 넘어 표적단백질분해제, 방사성의약품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첨단의약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SK바이오팜이 그룹의 신약개발 중심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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