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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주총은 지금] 한화생명 이사회, 법조 출신 ‘쑥’…여성 비중은 제자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4 10:14

한화생명 신임 사외이사, 법조·관료 출신…여성 이사 1명

금융업 전문성 지적도 “네트워크·리스크 외 역량 약해”

한화생명.

▲한화생명.

오는 21일 한화생명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신임 사외이사에 고위공직자의 비리나 금융범죄 등 굵직한 사안을 중점 수사한 검사 출신 법조인을 새로 들이는 점이 돋보인다. 기존 여성 이사인 이인실 사외이사는 재선임하면서 여성 비중은 이전과 같이 유지할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기존 사외이사들이 임기만료를 맞이한 가운데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순철 흰뫼 대표변호사,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재선임한다.


박 변호사는 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앞서 창원지검·의정부지검·서울남부지검 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남부지검장으로서 라임자산운용펀드환매 사태 수사를 지휘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정 교수는 앞서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을 거쳐 관료 출신임과 동시에 법률 전문가로 꼽힌다. 임 이사는 솔브레인홀딩스 상근감사로도 활동 중이다.


기존 사외이사진인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조현철 전 코오롱머티리얼 상근감사,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기존 세 사외이사가 자리를 떠나면서 법조·관료출신 비중이 높아지는 점이 두드러진다. 증권사 대표나 경제학 교수였던 구성원이 전직 검사장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등 법률 전문가로 교체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한화생명의 사외이사진은 금융인이 3명을 차지해 금융업 관련 전문성을 가장 많이 고려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황 이사는 삼성증권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을 거친 자본시장분야 전문가다. 조 이사와 김 이사는 각각 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과 전 IBK기업은행 사외이사직을 지내 금융사나 관련 기관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


한화생명 이사진의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등 감사기능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분쟁 이슈가 잦은 업권 특성상 사법 리스크 대응력을 확장하려는 등의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생명 이사회 현황

한화생명 이사회 현황

이런 분위기는 보험업권 곳곳에서 최근 감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삼성화재는 성영훈 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오는 주총을 통해 신규 선임한다. 삼성화재의 경우 사외이사진 4명 중 2명이 법조 전문가로 꾸려진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보험사들이 법조·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는데 대해 금융사로서 업권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IFRS17)로 보험계약 평가 방식이 변경되자 계약 가치가 높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자산운용은 높은 시장변동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업권은 새 회계제도 도입 등의 이슈가 있어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며 “보험사 사외이사 선임은 내부 자율 기준에 따르지만 금융권과 관계가 없는 법조인이나 전직 관료가 이사진에 대거 포진하게 되면 보험업 전문성에 집중한 성과보다 대외적 네트워크 구축이나 법적 리스크를 대비하는 역할에만 힘이 실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성별 다양성 제고는 여전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여성 사외이사였던 이 교수를 재선임한다. 이 교수는 1956년생으로, 2019년 여성으로서 첫 한국경제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0년 2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2조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상장법인에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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