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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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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 뒤쳐진 韓·美...세계 최초로 ‘이 흐름’ 깰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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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인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세계 곳곳에서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한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최초로 전기차 시장과 관련한 주요 흐름을 깰지 관심이 쏠린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기차와 관련한 티핑 포인트(중요한 전환점)를 통과한 나라가 작년말 기준 31개국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지난 2022년 이런 내용을 처음 분석했을 때 신차 판매 비중이 5%를 넘었던 국가는 미국, 한국, 중국과 서유럽 등 19개 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말 분석엔 티핑 포인트를 통과한 곳은 23개국으로 늘었고, 연말에는 31개국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동유럽 및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5% 이상을 차지할 경우 티핑 포인트를 통과했다고 여겨진다.


이는 전기차 전환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를 돌파하면 4년 이내 25%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5% 지점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나라별로 다를 수 있지만 자동차 가격, 인프라 문제, 운전자 회의론 등의 보편적인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전기차 열풍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 조사기관 BNEF의 코리 칸토르 애널리스트는 “충분한 판매량이 발생하면 일종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며 “전기차가 더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주류로 보고, 자동차 제조업체는 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으며, 충전 인프라가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가 동남아시아에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태국이다. 지난해 1분기 티핑포인트를 통과한 이후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해 작년말 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3%로 불어났다.


튀르키예 전기차 시장은 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5%를 돌파하더니 4분기엔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4분기 튀르키예 전기차 판매량은 3만 6026대로 집계됐는데 이보다 높았던 유럽 국가는 독일(13만 8390대), 프랑스(9만 8755대), 영국(7만 9602대)이었다. 이 3개국은 2020년에 나란히 티핑포인트를 통과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 부진이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단 한 국가도 전기차 점유율이 5%에서 15%로 확장하는 데 3년 이상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2021년 3분기, 2021년 4분기 티핑 포인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올해가 3년차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다.


실제 작년말 기준 한국과 미국에서 신차 판매의 전기차 비중은 각각 8.1%, 6.9%로 집계됐는데 2022년 이전에 티핑포인트를 통과한 20개국의 평균 점유율인 18.1%에 크게 못 미친 상황이다.


2021년 3분기 한국과 나란히 5%를 첫 돌파한 벨기에, 이스라엘, 뉴질랜드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25.3%, 22.9%, 20%였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은 주행거리가 긴 전기 픽업트럭과 대형 SUV를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의 주행거리 불안은 미국 못지않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지 않는 이상 한국과 미국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관련한 주요 흐름을 세계 최초로 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과 관련한 이런 전망은 정부의 내년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나와 더 주목받는다.


환경부는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에서 전기차 성능보조금 단가를 기존 최대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100만원 감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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