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을 지역구도 4·10 총선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분류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보수 텃밭에서 펼쳐지는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과 국민의힘 정치 신인 간 대결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초을 지역구의 이번 총선은 험지 출마를 자청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맞붙는다.
서초을 지역구의 현역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다. 박성중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 서울시 공무원으로 서울시 행정을 담당했고 서초구 부구청장· 구청장을 거쳐 서초을 지역구에서 재선했다. 국민의힘은 그런 박 의원을 이 지역에서 공천배제한 뒤 국민의힘에 '험지'로 꼽히는 경기 부천을에 전략공천, 재배치했다. 국민의힘이 보수텃밭에서부터 참신한 새 인물 영입을 통해 유권자들에 '공천혁신'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초을은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강남 3구에 속해 있는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로 꼽힌다.
지난 1988년 선거구가 신설된 이래 치러진 9번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들은 전패를 기록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박경미 민주당 후보가 45.01%를 얻으며 다소 선전했으나 박성중 의원(53.66%)의 벽을 넘지 못했다.
홍익표 후보는 제19대 총선부터 서울 성동구 지역에 출마해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54.25%를 득표해 진수희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린 바 있다. 통일부 정책보좌관·민주연구원장·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하고 원내대표까지 체급을 올렸다.
지난 2022년 6월 민주당 텃밭이자 내리 3선(제19·20·21대)을 지낸 중성동갑을 떠나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뒤 그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당의 변화·혁신·쇄신을 위해 중진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서초을 출마를 결심했다는 게 홍 후보의 설명이다.
신 후보는 지난 1992년 SBS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하다 2017년 TV조선으로 이직, 간판 앵커로 활약했다. 퇴사 전 상무이사까지 역임하고 작년 12월 31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한 뒤 한달 만인 지난 1월 26일 국민의힘에 총선 영입인재로 입당해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언론인의 정치권행이라는 비판이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봉사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30년 넘게 국민의힘이 독점해 온 서초구의 지역 발전 정체와 정치적 위상 하락을 주장하며 밑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총선 공약으로 △남부터미널 이전 및 서초형 문화예술복합 콤플렉스 건립 △서울형 미드레벨 무빙워크 설치 △문화예술 관광특구 지정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따른 지상 부지에 서초복합레저파크 설치 △미래인재양성·학생 정신건강지원·평생교육 확대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 후보는 그동안 보수 정당이 정치를 주도해 온 서초을에서 삶의 문제를 정치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총선 공약으로 △경부간선도로 지상구간 센트럴파크 조성 △더케이호텔, 국제컨벤션센터로 개발 △국내 최초 복합터널 이수과천복합터널 차질 없이 추진 △양재~선바위 지선 연결 및 위례과천선 3개역 신설 △서울 최대 복합쇼핑몰 유치 등을 재개발재건축 공약으로 꼽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 후보가 홍 후보를 오차 범위 밖으로 앞서면서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MBC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실시한 서울 서초을 거주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총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홍 후보 37%, 신 후보 50% 이였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적극적 투표층에서도 신 후보 53%, 홍 후보 40%로 13%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비율 100%의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16.3%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