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카드사 등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들 실적이 지난 1분기 일제히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리딩은 신한금융지주가 차지했지만 비은행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KB금융 계열사들이 다소 앞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이 1조32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 자리를 쟁취했다. KB금융은 전년보다 30.5% 하락한 1조49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 1조340억원(6.2%↓), 우리금융지주 8245억원(9.8%↓), NH농협금융지주 6512억원(31.2%↓)순으로 실적을 나타냈다.
보험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기여도를 보면 지난 1분기 KB가 신한을 앞질렀다. KB금융 보험계열사는 보험손익 개선에 힘입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당기순이익(개별기준)이 1034억원으로 전분기(-228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16.7% 감소한 수치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중 보험업을 영위 중인 신한라이프는 1분기 순이익으로 1542억원을 기록해 KB라이프생명보다 1.5배(508억원 차이) 앞섰지만 신한EZ손보가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내며 손보업에서 격차가 커졌다. 증권업은 KB증권이 19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757억원 순익을 올렸다.
카드에서는 신한이 KB를 앞질렀다.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139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다만, 실적 증가폭은 신한카드보다 KB국민카드가 컸다. 가장 성장세가 큰 곳은 하나카드로 당기순이익 5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4.9%나 급증했다. KB국민카드는 1391억원으로 일년새 69.6% 늘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카드사업권은 지주사 계열 카드사들 다수가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마케팅 등 비용을 줄여 수익을 증가시킨데다 조달금리 안정화로 인해 비용 부담이 감소한 영향이다.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4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했다. 수익 증가세도 유지했다. 1분기 4개사 영업수익은 3조8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우리카드의 경우 1분기 순이익으로 290억원을 시현해 전년대비 36.6% 감소했다.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는 마케팅 등 축소로 순이익 방어에 성공한 결과로,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고 있어 연체율 관리는 여전한 과제다. 4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1.57%로 전년 동기 대비 0.31%P 악화됐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연체율이 1.03%에서 1분기 말 1.31%로 0.28%P 높아져 지주 카드사 중 가장 악화한 수준을 보였다. 우리카드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1.46%로 지난해 말 1.22%에서 0.24%P 올랐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1.67%에서 올해 1분기 1.94%로 0.27%P 올랐고 신한카드는 1.45%에서 1.56%로 0.11%P 올라 가장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부문은 신한은행이 앞섰지만 양사 실적차가 2720억원 가량에 불과한데다 홍콩H지수 연계 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에 따른 충당부채가 1분기 실적 희비를 가른 만큼 2분기부터 리딩이 곧바로 교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실적은 KB금융이 여전히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부채 인식 전 총영업이익만 두고 보면 KB금융이 전년동기 대비 0.9% 늘어난 4조4120억원을 기록해 신한금융 3조8183억원(6.9% 증가)을 앞선다. KB금융은 실적발표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홍콩 ELS와 관련한 충당부채를 충분히 적립했고, 추가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