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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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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손해율 치솟는데…손보사 “수익성 악화 커질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3 17:15

자동차보험 손해율, 올 들어 상승 지속
중소형사는 누적 손해율 90% 웃돌아

車보험 팔면 대부분 손해…‘빅5’도 감소
“보험료 인하·휴가철 영향은 이제부터”

국내 5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0%를 넘어섰다.

▲국내 5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0%를 넘어섰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점차 높아지며 손익분기점 수준을 넘나들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한편 손실이 더 커지면 자동차보험료 인상 고려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대형 손보사(삼성·현대·KB·DB·메리츠)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5%로 전년 동기(76.1%)보다 4.4%p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에서 사고가 발생해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운영에 있어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80%가 넘어가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운영함에 있어 이익보다 지급한 비용이 더 많아 손해를 보는 것으로 인식한다.


지난달 손해율 인상은 평균기온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도 가량 높은 기온을 보여 날씨가 온화해지자 나들이객 증가 등 차량이용이 늘어난 데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날씨 변화나 차량이용 증가 등이 손해율 변동에 있어 가장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손해율은 올 들어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대형 5곳 손보사의 1월부터 4월까지 평균 누적 손해율은 79.4%로 지난해 동기(76.8%)와 비교했을 때 2.6%p 상승했다.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중소형사로 영역을 넓히면 수치는 90%를 상회하게 된다. 한화손보, 롯데손보, MG손보, 흥국화재 등의 지난달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90.1%로 전년 동기 (83.8%)보다 6.5%p 올랐다.


회사별로는 △현대해상 80.8% △KB손보 80.3% △DB손보 78.9% △삼성화재 78.7% △메리츠화재 78.3%를 가리켰다. 중소형사에서는 MG손보가 108.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흥국화재 90.5% △롯데손보 80.7% △한화손보 80.7% 등이었다.


상반기 손해율 악화는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온 영향이 크다. 보험사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상생 금융에 동참하려는 취지 등으로 지난 2022년부터 매년 보험료를 인하해왔다. 2022년에는 1.2~1.4% 내렸고 지난해 2~2.1% 인하했다. 올해 2월에도 2.5~3.0%가량 내려 인하폭을 키웠다.


손해율이 높아지는 한편 보험료는 낮아지면서 자동차보험판매는 다수 손보사에게 이익보다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5곳 대형 손보사들의 올 1분기 자동차보험 실적은 2601억원으로 전년 동기(3198억원) 대비 18.7% 줄었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부문 손익으로 10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은 424억원의 이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756억원보다 43.9% 폭으로 감소했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146억원, 64억원을 나타내 지난해 동기 보다 52.4%, 55.8% 줄었다. D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942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동기(925억원)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추가로 손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보험 부문 실적 하락에 대한 본격적인 우려가 실린다. 이달 이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손해율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월 인하한 보험료도 갱신 시점에 반영됨에 따라 상반기 내내 손해율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험사들이 결국 보험료 인상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은 계획하지 않고 있으나 중소형사는 자동차보험 판매와 운영으로 사실상 수익이 크게 나지 않고 있고 철수 혹은 진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향후 대형사도 수익성 악화가 커지면 보험료 인상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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