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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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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울린 총성에 비트코인 왜 급반등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5 15:46

도널드 트럼프 피격 사건 직후 비트코인 6만불 상회

트럼프 스스로 ‘크립토 대통령’ 표방하며 호의적

미 공화당까지 ‘친 코인’ 기조 유지해 호재 인식

금리인하·이더리움 ETF까지…하반기 상승세 유력

트럼프 전 대통령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에서 총격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오며 주먹을 머리 위로 쥐어 보이고 있다. 버틀러 AP=연합뉴스

총탄 한 발이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렸다. 지난 주말 벌어진 총격 피습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하반기 예상되는 갖가지 호재와 맞물려 비트코인을 상승세로 돌려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15일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비트코인은 6만2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업비트 기준으로는 8800만원 전후다.


올 상반기 최대 7만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구가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6월부터 내리막을 타, 이달 들어서는 5만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오전 7시 이전에는 시세가 5만8000달러대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경(미 동부 시간 13일 18시 30분경)을 기점으로 비트코인 시세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 10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6만달러 회복에 성공했다. 현재 기준으로는 약 8%가 넘는 상승률이다.


당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벌어진 암살 시도 사건이 그 시발점이다. 사고 직후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모습과 사건 피해자라는 동정 여론이 모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대폭 올라갔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예상 가능성을 약 70%까지 점쳤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크립토 대통령(Crypto President)'을 표방할 정도로 친 가상자산 주의를 밝혀왔기에 가상자산 전반에 호재로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솔라나 시세도 사건 직후 현재까지 각각 10% 가까이 올랐다. '트럼프 밈 코인'으로 분류되는 'MAGA', '네버 서렌더 트럼프'의 상승세는 수백 퍼센트에 달했다.


피격을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연설할 것으로 밝혀 투자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블록체인 행사 중 가장 큰 인지도를 가진 행사며, 오는 25일~27일 미국 내슈빌에서 개최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몸담은 미국 공화당 역시 코인 투자자의 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달 초 미 공화당 국립위원회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을 지지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CBDC는 각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전자화폐로 형태는 블록체인 방식을 채택한 일반적인 코인과 비슷하나, 가장 중요한 '탈중앙화' 이념과 반대돼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매크로 환경도 비트코인에 상승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우선 오는 하반기 미국에서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반기 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증권성 여부를 놓고 소송 중이던 리플과 SEC가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 조정 원인 중 하나였던 독일 정부의 대규모 매도는 최근 마무리됐다. 일본 마운트곡스의 14만2000개 비트코인 상환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 역시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점쳐진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벤트를 포함해 하반기 매크로 환경은 비트코인에 우호적으로 돌아간다"며 “'트럼프 프라이싱'이 시장에 반영될수록 비트코인 상승 압력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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