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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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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노린 해커들…정보유출 70% 쓸어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07 16:01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권 해킹사고 27건
피해 규모 측면에선 저축은행이 가장 커

IT 인력, 5년간 10%대에 머무는 등 정체기
“적은 인력규모·신규 채용 보완해야”

저축은행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권의 사이버사고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이 다수 포함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카드 대규모 해킹사고 등 올 들어 금융권에서 각종 사이버사고가 잇따르면서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에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나타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보다 전문적인 보안 체계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금융권 해킹 침해사고는 총 27건 발생했다. 이로 인한 정보 유출 건수는 총 5만1004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건수로 보면 은행업권이 12건(44.4%)로 가장 많았고 증권업권(6건)과 저축은행 및 손해보험업권(각 3건)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피해 규모 측면에서만 보면 저축은행의 피해가 가장 컸다. 저축은행에서의 정보 유출 건수는 3만6974건으로 전체 금융권 정보 유출의 약 7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증권업권이 1만883건, 카드업권이 3426건, 생명보험업권이 2673건, 은행업권이 474건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권에서 발생한 사이버사고를 살펴보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이 다수 포함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외에도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한 시스템 침해 피해도 보고된 상태다.




지난 8월 웰컴금융 계열사인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해 고객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는 등 시스템 마비나 데이터 암호화 피해에 대한 위기감이 부각됐다. 해당 사건 이후 디도스(DDoS, 서비스 거부) 공격에 따른 피해나 악성코드 및 피싱 유포를 통한 계정 탈취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이에 대응해 보안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저축은행 업권 전체 직원 대비 IT 인력 비중은 평균 약 11% 수준으로, 금융업권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현재 저축은행 IT 인력은 1031명으로, 전체 9456명 대비 11% 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IT 인력이 최근 5년간 평균 10%대에 머무는 등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해당 수치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IT 인력이 1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대규모 정보 유출사고나 웰컴금융 계열사 사고를 비롯해 랜섬웨어 해킹 등 사이버 공격 피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보안 전문 인력은 IT 인력 내에서도 제한적이며, 소형 저축은행들은 전반적으로 인력과 예산 규모에서 대형 은행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이버위협 대응체계의 경우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 등 금융그룹사들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는 주로 통합보안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24시간 모니터링 및 머신러닝 기반 이상행위 탐지,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위협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도 주요 그룹에서 통합보안관제 도입이 점차 확산 중이지만 대형 은행 대비 보안 인프라와 전문성 면에서 아직 취약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현재 사이버 공격 대비를 위해 망분리,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모의해킹 훈련 등을 병행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우선 업권 내 협력 체계를 통해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완전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규모와 정체된 신규 채용을 보완해 빠른 시일 내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의 하위 규정에 대폭 강화된 IT 인력 확보 수준을 명문화시키고, 정보유출 등 중대한 금융 IT사고 발생 시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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