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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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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파트너스 ‘보이콧’에 GA업계 시끌…당국은 여전히 ‘골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7 10:08

KB라이프파트너스, GA업계서 미운털
메트라이프생명 설계사 영입 과정 지적
KB, 자율협약 참여로 보이콧 완화 전망
당국, 강경책 예고…“불완전판매 척결”

보험.

▲최근 KB라이프파트너스에 대해 GA업계가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KB라이프파트너스가 자율협약 참여로 가닥을 잡으면서 설계사 스카우트 문제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으로선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GA협회와의 협업과 설계사 이동 및 부작용 문제 관리에 힘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라이프생명 자회사 KB라이프파트너스가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GA업계 내 자율협약 참여사들은 KB라이프파트너스의 과도한 스카우트를 지적하며 최근 KB라이프생명 상품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자회사형 GA인 KB라이프파트너스는 KB라이프생명이 지분 100%를 투자해 2022년 5월 출범시킨 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 소속 설계사 조직 일부가 KB라이프파트너스로 영입되는 과정에서 과도한 정착지원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GA 자율협약 사들은 △상품 교육 금지 △설계 매니저 지원 거부 △시책 지원 연기 등 사실상 KB라이프생명 불매운동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설계사의 대규모 이동이나 업계 평균 수준을 웃도는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은 이전부터 있어 온 일이지만 KB라이프파트너스가 자율협약이나 보험대리점협회 참여사가 아닌 점이 함께 문제가 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GA협회는 지난해 9월 설계사 영입 과정에서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자율 협약을 마련했다. 현재 참여 중인 GA사는 한화금융서비스, 삼성화재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 총 55개다.




자율협약은 설계사 부당 스카우트 방지 등 업계 자정화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가입해 준수하고 있다. △설계사 인력 빼오기 예방 △허위·과장 광고행위 금지 △판매과정별 법규 및 판매준칙 준수 △보험설계사 전문성 제고 및 상품 비교·설명제도 안착 △준법내부통제 운영시스템 컨설팅 지원 및 정보공유 등을 협약했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는 유일한 자회사형 GA다. 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 등이 없으나 금융당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데다 협회 입김이 거세지고 있어 보험대리점협회 회원과 자율협약 참여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단 평가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협약에 참여할 경우 설계사 모집 과정상 자율성을 일부 잃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특성상 고능률 설계사의 경우 개인 영업력을 위해 정착지원금 규모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는데, 공격적인 설계사 조직 확대를 위해선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앞서 지난 2월 KB라이프생명으로부터 400억원 유상증자를 받은 후 공격적인 몸집키우기에 들어간 바 있다.


KB라이프파트너스 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31명으로 한화금융서비스(2만2600명), 지에이코리아(1만4708명) 등 대형 GA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다. 신한금융플러스의 3691명,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3210명과 비교해도 소규모다.


그러나 KB라이프파트너스가 자율협약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업권에 퍼진 불매운동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난 활동에 대해 업계가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안다"며 “협약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업계 자정 노력에도 잦은 설계사 이동과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관리로 금융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받고 설계사가 이동할 경우, 인센티브를 위해 설계사가 실적을 내는 과정에서 부당승환계약이나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다수 발생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무리한 영업 관행에 따른 GA 경유 계약이나 수수료 부당 지급에 대한 기관제재를 강화한다고 밝히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 등을 처분해 기관제재를 강화하고, 소속 설계사에 대한 관리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한편 의도적인 위반행위에 대해선 등록 취소를 부과하겠단 방침이다.


금감원은 “컴슈랑스나 브리핑 영업 등 변칙적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상시감시와 검사를 적극 실시하되, 불완전판매와 모집질서 저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업계 내 입지가 커지는 GA협회와의 원만한 조율과 협업도 과제다. 특히 김용태 협회장이 취임한 이후 협회 차원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협회는 올해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이 설립 최초로 협회에 직접 방문해 현안을 나눈 데 이어 금융당국의 보험개혁회의 내 채널 관련 TF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시행된 '3개 상품 비교설명 의무'도 협회 시스템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두낫콜 시스템에도 참여하는 등 정책적 행보가 넓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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