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자체 외식 브랜드 '연돈볼카츠'의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서 최근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에 사업초기 약속했던 예상매출액·수익률 보장을 요구하며 가맹본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는 등 갈등을 빚자 한국거래소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는 등 '상장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통상 거래소 예심기간이 45영업일인 점에서 이달 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더본코리아 상장 추진에 '연돈볼카츠' 이슈가 돌발변수로 발생했다.
앞서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지난달 24일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가맹점주 모집 단계에서 더본코리아가 기대 매출·수익 등 액수를 언급하고, 점주들의 메뉴 가격 결정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가맹본사가 계약 체결 당시 △월 매출 3000만원 수준 △수익률 20~25% 등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절반에 그쳤고, 수익률도 7~8% 정도에 그쳤다고 가맹점주들은 주장한다.
반면에 더본코리아는 매출과 수익률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13일 한 방송에 출연해 “영업 사원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한 말을 꼬투리 잡아 회사 전체에서 약속한 것인 양 보상을 바란다는 건 잘못됐다"면서 “가맹사업을 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순 없다"고 공개 반박했다.
그러자, 다음날 전가협과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83개 점포 중 50개 이상(60% 이상)의 점포가 폐점했고, 현재 남은 21개 매장 중 8개 점포가 문제를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거의 모든 가맹점주가 유사한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 정보를 들었고, 수많은 증거자료를 확보해 분쟁조정기구와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재반박하며 더본코리아와 대립각을 세웠다.
'연돈볼카츠' 가맹본부와 점주 간 의견 대립이 심화되면서 전사에 걸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17일 '홍콩반점'·'역전우동'·'빽다방' 등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점주 50여 명으로 구성된 홍콩반점점주협의회는 서울 서초구 전가협 본사 앞에서 “전가협의 거짓 보도로 시끄러워져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악의적인 보도로 하루 평균 매출이 최대 40%까지 떨어졌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현재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양측 간 주장을 청취하며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단계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상장 예심에서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의 질적 심사요건을 고려한다. 특히, 기업 관련 소송·분쟁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경영체계까지 따져보는 만큼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분쟁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본코리아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설명할 수 없지만 예심 결과는 8월 이후에 나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백 변호사는 “가맹점주들과 소송전까지 갈 생각이 없다. 다만, 공정위 조사 결과가 빨라야 6개월~1년 걸리는 만큼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이 불복할 수도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