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KB국민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가 이번 성장세의 숨은 공신으로 지목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하반기 조달비용 부담의 완화가 예상되는 한편 이익체력은 보다 견고하게 키워야하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했다. 1분기 1조491억원과 비교해 65.1% 늘어난 수준이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57억원을 나타내 1년 전(1929억원) 대비 32.6%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2% 줄었지만 전년동기(1109억원) 대비 5.1%(57억원) 증가했다. 조달비용과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직전분기 대비 하락한 결과에 영향 끼쳤다.
건전성도 지난 6월말 기준 연체율은 1.29%, NPL 비율은 1.14%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각각 0.02%P, 0.22%P 개선됐다. 두 수치는 작년 상반기(각각 1.16%, 1.08%) 보다 높지만 안정세다.
수수료 등 수입과 할부금융 부문에서의 개선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6월 말 기준 수수료 수입은 1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할부금융과 리스사업 수익도 전년보다 9.1% 증가해 113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중 비용감축에 기반한 내실경영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상승의 배경으로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이번 성적은 KB라이프, KB자산운용 등 타 비은행계열사 대비 약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KB라이프생명은 상반기 개별기준 20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8.2% 줄었다. 2분기 순익은 989억원으로 미지급 보험금 산출기준 변경에 따른 반영으로 비용이 늘어 직전 분기 대비 4.4% 줄었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조1446억원으로 1분기 대비 1.8% 늘어 방어에 그쳤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572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은 2798억원으로 1분기보다 4.2% 줄었지만 계약서비스마진(CSM)은 9조원으로 1분기 대비 2.1% 늘었다. KB증권은 37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7%늘어 급증했다.
안정적인 실적개선세로 인해 그룹 내 순익 기여도도 순항 중이다. 상반기 국민카드의 그룹 내 순익 비중은 9.19%(2조7815억원 중 2557억원)로 지난해 상반기(6.41%, 3조76억원 중 1929억원) 대비 2.78%P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가 최근 3.3%대까지 내려오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가 수익성에 걸림돌이 된 만큼 조달금리 부담 완화 등 카드사 업황 개선이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22일 기준 연 3.406%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연 3.375%까지 내려 연 3.3%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앞서 2022년 연 6%대까지 치솟아 자금조달로 인한 부담이 높았다.
다만, 전분기보다 순이익이 줄어드는 등 고객 소비 여력 약화에 대비해 체력을 견고히 다져가야하는 점은 과제다. 국민카드 2분기 순익은 1분기(1391억원)와 비교할 때 16.2% 줄어들었다. 2분기 순이익 상승 요인이 업황 개선이나 영업력 신장이 아닌 비용감소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2분기 국민카드 자산만 보면 1분기 대비 신용판매, 할부, 현금서비스 이용액 등이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 발행한 여전채 만기 도래에도 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만기 시 차환 발행을 통해 평균 조달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강화 및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견고한 건전성 방어 역량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본업 성장 선순환 구축 및 내실성장 강화와 글로벌·신사업 개척 가속화도 세부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