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 강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면서,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과 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2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태풍 종다리로 인해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주택·차량침수 등으로 3명이 구조되고 110건의 안전조치 신고가 들어오는 등 총 127건의 소방활동이 있었다.
현재 7개의 국립공원과 1257개의 산책로, 8개 도로 등이 통제되고 34개 항로의 여객선 45척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7시 11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약 3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으나, 8시 20분쯤 복구됐다. 한국전력공사는 비바람에 무거워진 가로수가 전력 개폐기와 접촉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에서는 이날 오전 7시 36분경 강화군 강화읍에 있는 주택이 빗물에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같은 시각 강화군 강화읍의 다른 4개 주택도 빗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물을 제거했다.
앞서 오전 6시 16분에는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지하차도가 역류해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취했다. 미추홀구 도화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고, 강화군 선원면과 중구 운북동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는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김포 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는 주민들에게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해 “산사태, 급경사지, 하천변, 배수로 등 위험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날 제주국제공항에서 다수 항공편이 지연된 데 이어 김해국제공항에서는 항공편 8편이 사전 결항됐다. 전날 대만에서 출발해 김포로 향하던 타이거항공 비행기는 김해공항 착륙을 시도했으나 결국 대만으로 회항했다.
충남 보령시에서는 이날 오전 4~5시쯤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시간당 27mm의 집중호우와 백중사리 시간대가 겹치며 오천항 일원 도로와 일부 주택이 침수됐다.
전날 오후 9시 34분쯤 전남 목포시 상동에선 나무가 쓰러지면서 오토바이를 몰던 20대 운전자를 덮쳤다. 이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각 전남 무안군 해제면의 한 주택에서는 낙뢰로 인한 단전 피해가 났다. 광주·전남에선 태풍 종다리로 인해 이날 오전 8시까지 1300번이 넘는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다리의 영향권에 들었던 충남 천안에선 공사 현장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에 따르면, 신방동 세샘중학교와 신도브래뉴 아파트 사이의 도로 확장 공사 구간에서 상수관 연결 부위가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천안 지역에는 약 20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보고됐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종다리 북상에 따라 전날 오전 8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 중이다. 태풍·호우 위기경보 수준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각 지자체도 산사태 위험 지역, 급경사지, 하천변 등 위험 지역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고, 배수로 점검 등 사전 조치를 강화했다.
기상청은 내일(22일)까지 전국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고 너울과 해수면이 높아 저지대 침수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모레(23일)는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가끔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예상강수량은 △수도권 및 서해5도 20~60mm △강원내륙산지 20~60mm, 강원동해안 5~30mm △충청권 20~60mm △전라권 5~40mm △경상권 5~40mm △제주도 10~40mm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