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4일(토)



[EE칼럼] 위해성 기반 대기환경 정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9 10:58

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대기질 관리를 하는 방식이 주로 배출원으로부터의 오염물질의 농도를 저감하고자 하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해왔다. 이러한 정책 관리 수단은 상당 기간 잘 관리되고 그 정책 부합성과 투자 자원의 효율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산업계와의 적절한 협력과 논의를 기반으로 단계별 추진이 되어왔으며, 과거 우리나라의 부족한 자원을 감안할 때에 경제 생산 부문과 환경 관리 부문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환경관리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우리나라가 대기 문제와 관련하여 대외 요인 등의 관리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산업용 대기 환경관리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룬 것은 정부와 산업계의 지속적인 소통에 근거해 왔는데 이제 어느 정도 수준의 대기질 관리 단계에서는 추가적인 총량 절감이 상당한 투자 비용에도 눈에 들어나는 성과를 이루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과거의 관리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단순히 배출 설비로부터의 배출량 관리를 넘어서 실제적인 피해의 대상인 주민들의 건강 보호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기 중의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고 이로 인하여 여러가지 독성 또는 발암성이 높은 성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 다른 환경매체에 비해 즉각적이고 피할 수 없이 건강 위해성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대기환경 관리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지역에서는 대기질 측정망을 통하여 실시간 자료를 측정하여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제공되는 데이터는 주로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그리고 아황산가스와 같은 물질의 공기 중 질량 혹은 농도 자료들이다.


주로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분체상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구성 물질의 화학적 특성이 다를 있을 뿐 아니라, 단순 무기질 물질이 아니라 유기화합물의 형태를 갖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배출원으로부터의 1차 오염물질이 시간을 지나며 화학작용을 통하여 2차 오염물질로 변화하기도 한다. 따라서 측정을 통하여 총량으로 대기질을 표시하는 방식은 이러한 세부적인 부분을 전부 담아 내기가 어렵다. 특히 지역별로 산업 설비의 구성과 배출물질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정책 목표를 정하고 규제를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인 취지에는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데 있어서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대기분야의 전문가들은 그런 측면에서 보건 분야의 전무가들과 적극적인 공동 연구나 학술 세미나들을 개최하여 인체 위해성이라는 측면에서의 정성적인 접근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위해성 규명은 질량 농도의 측정이 아닌 미세먼지 구성성분의 건강영향에 미치는 작용 원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밝혀져야만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자료 축적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최근 한 연구결과에서는 미세먼지 중의 나트륨, 암모늄 등과 같은 구성이온물질의 심혈관계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밝혀졌다. 이같은 내용들을 점차 축적하여 데이터 베이스화 하게 되면, 지역별 인체 위해성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자료를 가지게 되고, 선별적 배출 오염원의 추가적 강화 이유에 대한 경제계의 도움과 양해를 구하는데 있어서도 활용될 수 있다. 더 많은 산업별로 배출되는 미세먼지 구성 원소의 종류와 성분을 파악하고 나아가 물리 화학적 특성들을 세밀히 작성하고 분류하여 위해성 등급에 대한 조사 작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미시적으로는 주요 구성 원소종류와 각 구성성분들의 건강영향을 추적하는 연구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는 국민 보건을 최우선시하는 대기환경 정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신뢰성 있는 환경위해 연구에 대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한 보건 분야나 화학 공학 분야 등과 융합적 분석에 기반한 연구를 확대하고 그 결과를 반영한 대기환경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할 수 있는 체계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이러한 정책 전환 시도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위해성이라는 개념으로 인한 시민들의 과도한 우려와 함께 일부 산업 시설에 대한 님비(NIMBY)현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는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를 통하여 정부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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