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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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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주식] 무늬만 밸류업…코스닥이 살아야 국장이 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2 16:30

코스닥지수 2007년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외인·기관 비중 4~5%…코스피 이전 증가

부실기업·테마주 이미지 개선이 최우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개장 28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암울하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개장 28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암울하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 연합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개장 28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잿빛 장세'다. 증권업계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퇴출 등의 시장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손질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1월 2일 878.83으로 마감한 이후 등락을 거듭, 8월 30일 기준 767.66까지 추락했다. 미국의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19.96%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1996년 7월 1일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기술주 중심으로 꾸려진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국내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는 그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와 혁신방안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 활성화에 적극 지원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대대적인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2007년도 최고치(828.22)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코스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장 기업들에 대한 부실 논란과 테마주 천국이란 이미지 탈출이 가장 시급하다. 이는 시장 자체의 질적 경쟁력이 악화하면서 급등락 장세가 장시간 이어져왔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만 남아 시장에 대한 지지력이 떨어졌단 것이다. 실제 현재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를 방증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에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현재 4~5%에 불과한데, 혁신기업에 투입할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최소 30% 이상은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테마 또는 소수의 대형주만 몸집을 키우고, 시가총액 하위 종목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구조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국내 증시 밸류업을 위해서는 성장성을 지닌 코스닥 시장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밸류업을 위해서는 이익개선이 중요하다"며 “레버리지비율을 높이거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한다면 성장 기업들이 모인 코스닥 시장이 오히려 밸류업 관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통해 높은 펀더멘털을 보유한 상장사들은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 자체의 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실기업 퇴출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경우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이전 상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로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몸집이 커졌을 경우 기업 이미지와 자금 조달에 유리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코스닥은 부실기업이라는 시장 전체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만큼,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비기업 퇴출은 물론 시장 구조 개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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