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간 전기화재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전기설비와 배선에서 발생하는 전기화재가 전체 화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안전 관리와 예방 교육이 필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전기안전공사의 '2023년도 전기재해 통계분석'에 따르면 2023년에 발생한 전기화재 중 배선 및 배선기구에서 발화한 화재가 2095건으로 전체 전기화재의 23.6%를 차지했다.
이어 전기설비에서 발생한 화재가 1117건(12.6%)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나타냈다. 주거지나 상업시설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기기기나 배선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기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부주의에 의한 단락이다. 절연열화, 배선의 과부하 등으로 인해 배선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단락은 전기화재의 주요 발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기화재 발화원인을 살펴보면 미확인 단락으로 인한 화재가 3020건(34.0%)으로 가장 많았고, 절연열화로 인한 단락이 1611건(18.2%)이 뒤를 이었다. 이는 많은 화재가 사용자 부주의 또는 노후된 설비 관리 미비로 인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노후화된 전기설비와 배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절연 성능이 떨어져 전기화재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전기설비기사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전기설비가 오래될수록 배선의 절연재가 손상되기 쉬워 단락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진다"며 “노후 설비를 적기에 교체하지 않으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기 안전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정기적인 점검, 그리고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많은 화재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전기기기의 올바른 사용법과 점검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전기 설비는 사용을 하면서 소모되는 부품으로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화재에 노출이 되기 쉽다"며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보통 노후화된 부분은 점검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점검, 수시점검할 때 노후화 문제에 대한 점검을 반드시 해야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 함양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기안전공사는 전기화재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전기설비 점검과 교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설비가 설치된 가정과 사업장에 대해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시행해 노후된 설비를 조기에 발견하고 교체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전기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도 진행 중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전기설비 점검 및 교체 사업을 시행해 전기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