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는 금융위에 쏟아졌다. 부산 이전 등 주요 이슈를 안고 있는 만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도 의원들의 공세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부산 이전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의원들 관심에는 한 발자국 벗어난 모습이었다.
단 부산 이전을 두고 여야간의 팽팽한 기싸움은 국감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의 건전성과 과도한 정부 배당을 지적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 국감에 출석한 강석훈 회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동남권 영업조직을 신설, 확대해 투·융자 복합금융 업무를 강화하고 지역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남부권을 총괄하는 남부권 투자금융본부를 설립해 남부권 전체 복합금융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본점의 부산 이전 필요성을 지난해 7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공동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기존 인력의 실무역량 강화, 신규 채용 등을 통해 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이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진구 출신의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산은의 부산 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0대, 제21대 국회에서 여야, 지역구를 가지지 않고 80여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산은의 지방 이전에 찬성했다"며 “산은의 부산 이전은 오랜 시간, 지역과 정당을 가리지 않고 공감대를 가져온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산은의 자체적인 노력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며 “산은법 개정 이전에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가져오려면 임직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정주여건과 같은 지원책들이 발표가 돼야 하는데, 이런 게 뒤따르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에 “산은의 부산 이전을 위해 혁신도시법상의 절차, 공공 지방이전 기관 지정 등은 이미 신속히 진행했다"며 “인력을 내려보내는 부분 등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좀 더 가기 위해서는 결국 법률적인 근거가 더 명확해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은법이 개정이 돼야 하는데, 국회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음 질의 차례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선 질의응답을 듣고 “산은의 부산 이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주 반대를 강력하게 하고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설득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유동수 위원은 단기적인 요소와 정부 배당으로 산은의 건전성이 널뛰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산은의 당기순이익이 일반적으로 4000억원대 중반이지만, 한화오션, HMM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 등에 따라 2021년 2조4618억원, 지난해 2조5089억원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산은은 단기성 손익 요인으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널뛰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정부로부터 받은 현물출자(한국전력공사 지분 32.9%)의 영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한전이 1조원 적자를 기록하면 산은의 자기자본 비율은 6bp(1bp=0.01%포인트(p)) 떨어진다.
정부는 산은의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현물출자를 실시하고 있다. 한전 주식 출자는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도 현물출자한다. 현물출자를 통해 산은의 BIS 비율은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전 주식과 LH 주식은 사실상 시장에서 매각이 불가능해 사실상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이 유 의원의 지적이다. 또 산은이 정부로부터 출자를 받은 주식(한국도로공사)을 다시 한국수출입은행에 넣었다고도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정부가 하나의 주식으로 산은, 수은에 넣은 꼴이 된다"며 “정부가 순환출자를 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산은이 정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산은의 장기적인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산은의 배당성향은 35.4%로 각 금융지주(평균 27.1%), 기업은행(31.2%)에 비해서도 높다.
유 의원은 “우발적 손익에 따라 산은이 정부에 배당을 하면 안되고 배당금을 결정할 때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