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2조원에 달하자 금융당국도 칼을 뽑아들었다. 은행권에만 제출받아온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2금융권에도 요구하는 방안 등을 우선 논의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보다 강력한 규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일께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한 관리 강화 방향을 제시한다.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받아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2금융권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 금리를 1.2%포인트로 올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부터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대해 '2단계 스트레스 DSR'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면서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 한해 0.75%포인트가 아닌 1.2%포인트로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조정했는데, 2금융권에도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2금융권에서만 지난 한 달 새 가계대출이 2조원 가량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가 규모는 3년여만에 최대치다. 은행권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급격히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금융권과 한도·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상호금융권에서 1조원 넘게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에서만 1조원 안팎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상호금융권은 집단대출(중도금대출·잔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1조원 이상 늘리며 2금융권 풍선효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규모 입주 단지나 분양 단지 등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오프라인에서의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해달라는 주문도 강조됐다.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등 상호금융권은 이달 초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책을 시행한다.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중앙회 차원의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