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조하니

inahohc@ekn.kr

조하니기자 기사모음




그룹 쇄신 1호 CJ제일제당, M&A로 ‘식품 올인’ 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20 18:21

2~3분기 식품 외형·수익성↓…해외로 겨우 선방

‘비비고’ 중심 글로벌 올인, 유통망 확대·공장 신설

바이오 매각설에 식품 M&A 위한 실탄 확보 가능성

지주사 총대 맨 허민회 대표 ‘계열사 손질’ 수위 관심

서울 중구 소재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서울 중구 소재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대내외 업황 악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의 무게추를 성장동력이 빨라지고 있는 글로벌 식품사업으로 이동시키는 분위기다.


부진한 내수시장 실적을 글로벌 사업 확대로 방어하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부 사업부의 매각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를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 외형·수익성 모두 2, 3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지는 저조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최근인 3분기 성적만 봐도 영업이익이 16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1% 감소하며 하락 폭이 두 자릿수대로 커진 상황이다.


소비인구 감소와 원가 부담 등으로 내수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 그나마 글로벌 식품사업 매출이 5.1% 늘면서 체면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대내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 신호를 보이지 않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전체 식품사업 매출 절반을 지탱하는 글로벌 사업으로 '선택과 집중'식으로 힘을 실어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부터 CJ제일제당이 호주 2위 대형마트 체인 '콜스'에서 입점을 시작한 글로벌 통합 브랜드 '비비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지난 11일부터 CJ제일제당이 호주 2위 대형마트 체인 '콜스'에서 입점을 시작한 글로벌 통합 브랜드 '비비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K-푸드 신영토 확장'에 진심인 CJ제일제당 행보도 이 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미주·유럽·오세아니아 위주로 만두·피자·롤·김치 등의 글로벌 전략 제품(GSP)과 K-길거리 푸드 판매를 확대하며 내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글로벌 통합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대형 유통망 위주로 입점을 넓히는 것이 주된 방식이다. 오는 12월 미국 대형마트와 일부 유럽국가 전통시장에 냉동김밥을 첫 선보이며, 내년 초에는 호주 4위 대형마트인 'IGA' 입점도 예고했다. 지난 11일에는 호주 2위 대형마트 체인 '콜스'에서 비비고 제품 입점도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진출 초기 단계에 가까웠던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유럽 식품사업 매출만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진출 거점으로 2022년 설립한 영국 법인에 더해 올 2월과 5월 헝가리·프랑스에 각각 현지 판매·생산법인도 세웠다.


생산기지도 새로 구축해 생산량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분기부터 헝가리에서 생산 공장도 짓고 있다. 이미 독일에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2018년 독일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확보한 것이다.


이곳에서 만든 GSP 물량에 베트남 키즈 공장 일부 물량도 더해 유럽 전역에 공급하고 있으나,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중장기 관점에서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지역 대비 유럽은 시장규모가 작지만 올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8%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등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 소재 슈완스 피자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 소재 슈완스 피자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일각에선 CJ그룹이 지난 18일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소방수'로 통하는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지주사 경영지원대표로 복귀시킨 점을 들어 CJ제일제당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 손질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시카우인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그린바이오 사업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CJ제일제당이 모태사업인 바이오사업부 일부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퍼져 있어 향후 글로벌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까지 덧붙여지고 있다.


올들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 비슷한 사업을 벌이는 사료·축산 자회사인 독립법인 CJ피드앤케어의 매각 가능성도 줄곧 제기되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9년, 2020년 해당 자회사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실제 매각이 이뤄진다면 식품사업 부문의 대규모 M&A(인수합병)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2018년 CJ제일제당은 건강기능식 사업부문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대금을 바탕으로 미국 냉동식품기업인 '슈완스컴퍼니'를 약 2조원에 인수해 외형 확장을 도모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사업 매각과 관련해 전혀 입을 열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19일 공시를 통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구체적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