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 연속 인하를 결정하자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 때는 높아진 가산금리가 시장금리 하락을 상쇄했는데, 이미 높아질 때로 가산금리가 높아져 11월 금리 인하 이후에는 당분간 대출금리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단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높인 가산금리는 올해 연말까지 인하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p) 내린다. KB 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는 지난주 연 4.31∼5.21%였는데, 이달 2일 연 4.17∼5.07%로 0.14%p 떨어진다. KB 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는 연 3.94∼5.34%에서 연 3.76∼5.16%로 0.18%p 하락한다. KB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4∼5.24%로 0.19%p 낮아진다. 시장금리(은행채 금리)가 지난주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수시로 시장금리를 가계대출 금리에 반영하고 있어 이미 금리가 상당 폭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지표)는 지난달 29일 연 3.962∼5.462%로, 지난달 22일 연 4.151∼5.651%에서 1주일 만에 0.189%p 하락했다.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같은 기간 연 4.14∼5.45%에서 연 4.00∼5.30%로 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3.092%에서 29일 2.965%로 2%대로 떨어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215%에서 3.039%로 낮아졌다.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선제적으로 시장금리에 반영됐지만, 11월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이제 시장금리에 반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등 경제 정책 등에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보다 확실하게 금융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높인 가산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은행들은 올해 안에 가산금리를 낮추는 것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산금리까지 낮춰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 특정 은행에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