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동해 가스전 등과 관련된 '윤석열 정책 테마주'들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간밤 있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윤석열 정부의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경 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대표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전거래일 대비 10.17% 급락한 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른 원전 관련주인 비에이치아이(-17.85%), 우리기술(-12.16%), 보성파워텍(-7.84%), 한전기술(-15.77%), 에너토크(-10.76%)도 동반 하락했다. 소형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국전력도 8.82% 떨어졌다.
원전 뿐 아니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연계된 '대왕고래 테마주'의 타격도 크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전일 대비 18.75% 하락한 3만3150원에 거래 마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12.62%), GS글로벌(-12.37%), 화성밸브(-26.04%), 디케이락(-9.73%)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전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 정책들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원전 산업의 정상화, 도약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비판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윤 대통령이 직접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는 올해 6월 국정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포항시 앞바다에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탐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작됐다. 이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나선 브리핑으로, 그만큼 윤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간밤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가 원전·대왕고래 테마주에 대한 투심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30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국회가 신속히 본회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 약 6시간 만에 비상 계엄이 해제되며 사실상 '실패'로 평가된다.
이번 사태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히 약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대왕고래 테마주는 계엄 사태 이전부터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야당 측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 505억원 중 497억원을 삭감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