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천연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천연가스 현물가격 폭등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동적으로 조정 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천연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천연가스 직수입사업자가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낮을 때 많이 수입해 높은 수익을 얻고, 가격이 높을 때 수입을 줄여 손실을 줄이는 등 선택적 정책을 취해 수급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이 제언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국제 현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동절기 재고 90%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 JKM(아시아 현물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현물 LNG를 확보, 저장하는 등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 중단 및 친환경 전환 가속화를 위한 '리파워(REPower) EU' 계획을 발표하고 에너지 위기를 극복을 위한 긴급조치 단행, 가격상한제 적용, 가스수요 15% 감축 등 다양한 수급 안정화 대책을 펼쳤다.
일본에서도 LNG 도입 경험과 인프라가 풍부한 민간 사업자를 선정해 매월 한 카고 이상 추가 LNG 물량을 확보하도록 하는 '전략적 완충재고'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최대 발전사업자인 JERA는 올해 2월까지 최소 3카고의 LNG 물량을 확보하고 동절기 대비용으로 최소 한달에 한척씩의 LNG를 도입한 바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민간 LNG 직수입 물량의 증가로 오히려 가스수급이 불안정하게 됐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직수입사의 발전용 LNG 조달은 현물가격에 따라 좌우되는데 현물가격이 낮을 때는 현물 LNG를 도입해 발전량을 늘리고, 가격이 높을 때는 현물도입을 포기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시장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직수입사는 장기계약보다 현물 비중이 높아 현물가격이 낮으면 많이 수입해 높은 수익을 얻고, 현물가격이 높으면 수입을 줄여 손실을 줄여왔다. 그런데 가스 수급안정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LNG 가격 급등 시 직수입사가 LNG 수입을 줄이면 대신 고가의 현물을 추가 구매해 발전소에 공급하며 수급 안정의 부담을 져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직수입사의 수익창출 구조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직수입사의 도입물량 축소로 가스공사는 비싼 현물을 추가 구매함으로써 가스공사 발전기의 계통한계가격(SMP)이 인상돼 국가적인 전력비용이 커지고, 도시가스 요금도 상승한다. 하지만 LNG 직수입 발전사는 계통한계가격과 원가의 격차 확대로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직수입사는 고가 현물 도입 시 직수입 발전기의 열량단가가 평균요금제보다 높아 발전기 가동이 불가능하지만, 저가 현물 도입 시에는 직수입 발전기의 열량단가가 평균요금제 열량 단가보다 낮아 SMP 차이에 따른 수익을 향유하고 있다"며 직수입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국가가 모든 가스 수입자의 가스 수입 및 활용정보를 파악하고 수급관리를 운영해야 하며, LNG를 계획에 따라 수입하지 못해 타사가 대신 수입책임을 지는 경우 그러한 상황을 유발한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며 “현물가격이 폭등한 비상 상황에서는 비싸게 수입한 현물에 대한 별도시장을 구성해 전체 전력가격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와 공기업 발전사가 지고 있는 천연가스 최종 수급관리 책임을 직수입자와 발전소도 함께 나눠 지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천연가스 시장변화에 따른 도매사업자의 역할 변화' 주제발표를 통해 신규 천연가스 장기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천연가스 수급 안정을 위한 신규 장기계약 확보는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구축의 필수전략"이라며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증가하는 수요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조건과 함께 계약의 유연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