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라면 등 K-푸드의 글로벌 인기에 기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오는 26일 3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오면서 식품업계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한정판 출시와 팝업 운영은 물론, 출연 배우를 앞세운 광고까지 펼치는 등 관련 마케팅에 한창이다 .
11일 오뚜기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시즌2 협업 상품으로 판매 중인 안주용 스낵 '뿌셔뿌셔' 2종 누적 판매량이 이달 10일 기준 14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성과로 버터구이오징어맛·화끈한 매운맛 등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자극적인 맛을 앞세웠다.
제품 패키지로 자체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에 오징어게임 관련 요소를 입힌 점도 눈길을 끈다. 또한, 올 연말까지 판매하는 제품 대상으로 총 30종의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씰스티커도 무작위 동봉해 드라마 팬층 유입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시장을 타깃으로 오징어게임2와 손잡고 한국·미국·유럽·호주 등·전 세계 14개국에서 글로벌 캠페인을 추진한다. 주력 카테고리인 K-길거리 푸드와 만두·김치·김스낵 등 전략 제품 위주로 오징어게임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인다.
주 재료로 오징어를 활용한 신제품도 내놓는다. 국내에선 '비비고 통오징어만두'와 '버터오징어 김스낵'를, 태국에선 '비비고 무말랭이 오징어 김치'를 각각 출시한다.
주류업계도 오징어게임2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부터 가정용 채널·유흥채널 대상으로 대표 소주 브랜드 '참이슬'의 오징어게임 에디션 3종(360m㎖)을 판매하고 있다.
작품 주요 요소를 제품 곳곳에 반영해 시각적인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영희·핑크가드·프론트맨 등 오징어게임 속 캐릭터와 참이슬의 이슬방울을 조합한 라벨을 적용한다. 참이슬 로고 중 ㅁ·ㅇ·ㅅ 자음에만 오징어게임 대표 색상인 분홍색도 입혔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최근 디아지오코리아도 스카치 위스키 제품 '조니워커 블랙'의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한정 수량 선보이였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별로 고유번호가 적힌 점에서 착안해 제품에도 1번~456번까지 고유번호를 새겨 소장가치를 부각하면서, 일부 마트·편의점에선 품절 사태까지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과 연계한 팝업까지 운영하는 등 마케팅에 진심이다. 디아지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서울 성수동 '도어투성수'에서 진행한 팝업 운영 기간 동안 총 1만25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하림은 이달 초 야심작으로 해물류 국물 라면 '오징어라면'을 출시하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 겸 자사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 모델인 배우 이정재를 내세운 한편, 제품 광고도 전체 색감을 오징어게임을 상징하는 분홍색을 적용한 점에서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업계는 탄핵 정국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대외 신인도 저하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오징어게임2 마케팅이 해외 소비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아직 작품이 공개되기 전이나, 내년 1월 개최하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례적인 사례"라는 외신 소식도 들리고 있다.
실제 2021년 오징어게임 시즌1 방영 당시 일부 업체가 홍보 효과를 누리면서 업계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직접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 속에서 삼양라면을 부숴먹는 모습이 등장하며 후광 효과를 입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그해 12월 기존 삼양라면과 유사한 패키지의 '삼양라면 스낵'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삼양식품은 이번 오징어게임 시즌2 출시에 따른 마케팅 여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제품 PPL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