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렌털 사업자를 위한 '렌털 집사'가 되겠다."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난 김병석 프리핀스 대표는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프리핀스는 중소 렌털 사업자에게 맞춤형 전사적 자원 관리(ERP)를 제공하는 렌털 전환(RX) 기업이다. 현대카드·캐피탈 금융본부장 출신인 김 대표는 '아이파킹' 서비스로 알려진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주차 솔루션 기업 파킹클라우드의 창업자인 신상용 대표와 함께 프리핀스를 공동 창업했다.
김 대표는 “렌털·구독은 외형적으로는 단순히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빌려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고도의 금융 기법이 들어가는 산업"이라며 “주차 솔루션 구독으로 성공한 신상용 대표와 RX 산업을 개척하고자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렌털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렌털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영향이 크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0년 40조원 규모의 국내 렌털 시장이 내년에는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구독·렌털에 속하지 않은 제품·서비스까지 모두 월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렌털·구독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렌털 판매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싶은 제조·판매사의 RX 사례도 증가할 것"이라며 “렌털·구독 산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자체 ERP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김병석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큰 렌털 회사의 경우 자체 ERP 솔루션을 갖추고 있지만, 소규모 회사는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 때문에 ERP 솔루션을 개발·구축할 엄두를 못 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는 '프리핀스 렌털 플랫폼(FRP)' 개발에 매진했다. 지난 6월 론칭한 FRP는 그동안 렌털 회사들이 수기로 해오던 대여·재고 자산 관리를 전산화시켜 사업 효율을 높이는 렌털 업무 ERP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상당수 중소 렌털 회사들이 엑셀을 이용해 수기로 대여·재고 자산을 관리한다. 문제는 렌털 가전 구입을 위해 자금을 대출받을 때 발생한다"며 “렌털업은 사업자가 먼저 물품을 매입하고 고객에게 대여하는 특성상 운영자금 융통이 중요하다. 금융권에서는 공신력 없는 엑셀 자료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런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FRP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프리핀스는 중소 렌털 사업자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FRP를 어도비, MS오피스처럼 구독형 서비스로 판매하며, 구독료는 월 30만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FRP를 이용하면 금융 서비스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여·재고 자산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FRP 개발 외에도 새로운 개념의 렌털 협업 모델을 다수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디지털 옥외 광고 솔루션 벤처기업 사운드그래프의 '디지털 사이니지 RX'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디지털 사이니지를 판매만 해오던 사운드그래프에게 렌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렌털 요금제와 기간을 설계했다. 사운드그래프는 2000년에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해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개척한 1세대 벤처기업이다.
또한 공간 플랫폼 기업 TPZ에게 '1인 골프 스튜디오 렌털 창업'도 컨설팅했으며, 현재 국내 톱티어 렌털 기업의 기업 간 거래(B2B) 렌탈 사업부문 운영 솔루션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올해 프리핀스의 고객사는 약 40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김 대표는 4년 후 고객사 3200여개를 목표로 정진할 계획이다.
그는 “소유에서 경험으로의 가치 전환이 RX라는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며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RX 컨설팅을 제공하며 중소 렌탈 사업자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