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연숙

youns@ekn.kr

김연숙기자 기사모음




재앙 수준의 기후변화…최소 3700명 사망, 수백만 피난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2 13:56

세계기상특성·클라이밋센트럴 첫 연례보고서 공개

극단 기후로 작년 최소 3700명 사망, 수백만명 피난

탈화석연료, 조기경보 개선, 열사망 실시간 보고, 개발도상국 재정 확대 제안

111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해 태풍 가에미의 풍속과 강수량이 증가해 서태평양 지역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대만에 상륙하기 전의 태풍 개미 모습.(사진 =WWA)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 위협이 위기를 넘어 재앙 수준에 달하고 있다. 작년 한 해만 26건의 기상 현상으로 최소 3700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어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상현상을 대상으로 분석할 경우 사망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다국적 연구그룹인 세계기상특성(WWA)과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이 첫 공개한 2024년 기상현상 기록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의 기록적인 기온은 더위, 가뭄, 산불, 폭풍 및 홍수를 발생시켜 수천 명의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수백만 명을 집에서 내쫓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26건의 기상 현상으로 최소 3700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이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형 기상 현상 219건의 사건 중 일부분에 불과한 분석이다. 2024년 기후변화로 인해 심화된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사망한 사람의 총 수는 수만 명 또는 수십만 명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클라이밋센트럴의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2024년에 평균 41일의 위험한 더위가 더해져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위험한 더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압도적으로 소규모 섬나라와 개발도상국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매우 취약한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록적인 지구 온도는 기록적인 폭우를 발생시켰다. 카트만두에서 두바이, 리우그란지두술, 남부 애팔래치아에 이르기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엄청난 수의 파괴적인 홍수를 발생시켰다.




클라이밋센트럴은 “자체 연구한 16건의 홍수 중 15건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량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며 “더운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해 더 많은 폭우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더운 바다와 더운 공기는 허리케인 헬렌과 태풍 가에미를 포함해 더 파괴적인 폭풍을 일으켰고, 이러한 폭풍이 더 강한 바람을 가지고 더 많은 비를 내리게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2019~2023년 사이 발생한 대부분의 대서양 허리케인은 강도 또한 크게 증가했다. 클라이밋센트럴의 연구에 따르면 분석된 38개 허리케인 중 30개는 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풍속의 단계가 조금 낮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아마존 열대우림과 판타날 습지는 2024년 기후변화로 큰 타격을 입었고, 극심한 가뭄과 산불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크게 손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WWA와 클라이밋센트럴은 “현재를 가능한 한 빨리 지구를 뜨겁게 하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할 시급한 시대"라고 정의하면서 이를 위해 올해 △화석 연료에서 더 빠르게 벗어나기 △조기 경보 개선 △열사망 실시간 보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재정 확대 등 총 4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석유, 가스, 석탄의 연소는 온난화의 원인이고 극심한 날씨가 더 심해지는 주된 이유"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석유 및 가스전이 계속 개장되고 있다. 이는 비용 발생과 함께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극심한 기후악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기경보 시스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모든 국가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현, 테스트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WWA는 극한 날씨 중 가장 치명적인 유형으로 '열파' 현상으로 꼽으며, 고온의 위험이 과소평가되고 보고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해 4월 말리의 한 병원에서 기온이 거의 50°C까지 오르면서 초과 사망자가 급증했다고 보고된 바 있는데, 이는 의료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극한 열의 위험 경각심을 고조한 드문 사례였다고 꼬집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개발도상국은 역사적으로 소량의 탄소 배출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기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WWA는 “필리핀 태풍이나 동아프리카에서 수년간의 가뭄에 이은 파괴적인 홍수와 같은 연이은 재해는 개발 성과를 상쇄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이 적응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도록 보장하면 생명과 생계를 보호하고 더 안정적이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